영상산업 유통망 확보를 위한 대기업의 극장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 대우 현대 벽산등이 영화관 신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LG미디어(대표 박양한)가 서울 스카라극장의 개.보수공사를
마치고 12일 개관함에 따라 경쟁사들의 발걸음이 부쩍 빨라지기 시작한 것.

대기업들이 극장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첨단영상산업의 매력이 커지면서
제작부문 못지 않게 이를 배급.상영하는 유통망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

양질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거미줄같은 판매체인을 동시에 구축, 21세기
영화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LG는 지난 5월 스카라극장과 장기공동운영 계약을 맺고 시설현대화에 나서
906석이던 기존 좌석수를 715석으로 줄이는 등 "고객만족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음향.화질 개선뿐 아니라 대형 휴게실을 갖추고 멀티비전을 설치하는가
하면 LG미디어에서 출시하는 음반도 감상할수 있도록 해 관객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재개관기념작으로 산드라 블록주연의 로맨틱코미디 "투 이프 바이 씨"를
13일 개봉한다.

LG는 스카라극장 운영을 계기로 2000년까지 전국적인 배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극장배급에 필요한 작품확보에 착수,로버트 알트만감독의
"캔자스 시티", 인도 성경전을 담은 "카마수트라" 등 10여편의 외화를
들여왔다.

(주)대우 영화사업본부는 이달초 부산 부영극장의 손질을 끝내고 확대
재개관에 들어갔다.

또 부산지역에 1,000석규모의 자체극장, 대구 옛 국세청자리 쌍둥이복합
건물에 2,000석규모의 영화관건립을 추진중이다.

광주 우성백화점자리에도 1,000석규모의 극장을 개설할 예정.

지난해 우진필름으로부터 서울 강남 씨네하우스를 300억원에 인수한 대우는
향후 3~4년안에 전국 주요도시에 12개의 복합영화관을 확보할 방침이다.

삼성영상사업단의 전략은 더욱 공격적이다.

현재 서울 명보극장 2, 4관을 임대운영중인 삼성은 서울 도곡동에 들어설
100층규모의 신사옥에 복합상영관 8개관을 확보할 예정이다.

서울 구 화신백화점 자리와 삼성생명빌딩에 2개의 영화관을 신설하고
수도권지역의 주요 거점에 대형극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삼성은 분당신도시 서현역사에도 4개의 영화관을 개관할 작정.

현대는 금강기획을 중심으로 서울 강남 신사동 구 현대산업개발 자리에
신축중인 연건평 2,700규모의 12층 빌딩내에 3개의 극장(1,200석)을
마련중이다.

97년 7월 개관 예정.

벽산그룹은 98년까지 전국의 극장 20여곳을 체인화하기로 했다.

부산 남포동에 건설중인 복합빌딩에 2,500석규모의 영화관(4개관)을
개설하고 서울 신촌 영등포 잠실중에서 2곳의 극장을 인수하거나 임대할
계획이다.

벽산은 현재 서울 중앙극장등 4개극장을 운영중이다.

지난 5월 서울여의도에 복합예술공간 "쌍용300홀"을 개관한 쌍용과 미국
드림웍스SKG에 참여한 제일제당, 선경의 SKC 등도 극장사업을 본격화할
채비를 갗추고 있다.

이밖에 진로그룹이 복합상영관을 신축할 계획이며, 건영도 건영옴니시네마
를 기조로 전국적인 영화관체인망 구축작업을 진행중이다.

<고두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