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이디오피아 용사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교훈을 되새기는 특집 다큐멘터리 "이디오피아에 남겨진
한국전쟁"을 24일 오후 7시30분에 방영한다.

독립 프로덕션 파나비전 (대표 이석형)이 만든 이 프로그램은
이디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모여
사는 코리안빌리지를 소개하고 향후 한국과 이디오피아간 새로운 관계
정립을 모색한다는게 기획의도.

한국전쟁 당시 참전했던 유엔의 16개국 가운데 이디오피아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디오피아는 전쟁이 한창이던 51년 5월 1개 보병대대를 시작으로
연인원 6천명을 강원도의 고지대 동부전선에 투입, 250여회의 크고
작은 전투를 벌여 120명이 전사했지만 한 사람도 포로로 잡히지 않는
용맹을 떨쳤다.

그러나 코리안빌리지에 사는 참전용사들은 한국전쟁과 맺은 인연
때문에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1960년 왕정타도를 목표로 한 이디오피아군의 쿠데타 기도가 실패로
돌아가 많은 참전용사들이 희생당했고 이어 74년 집권한 친북한 성향의
멩기투스 공산정권하에서도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이유만으로
참전용사들은 박해를 받아야만 했다.

93년 민주 과도정부가 들어선 이후에야 한국전 참전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었던 이들의 사연은 지난해 파나비전이 제작한 다큐 "잊혀지지
않는 전쟁, 잊혀진 용사들"을 계기로 한국에 알려졌다.

후속 프로그램의 성격을 띠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국선명회
(월드비전코리아)와 한국로타리클럽 해외봉사단 그리고 육군 7895부대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구체적인 이디오피아
지원사업들을 함께 소개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