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활동중인 중견작가 권순철씨(52)가 29일~6월8일
서울 관훈동 가나화랑 (734-4093)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93년 이중섭미술상 수상기념전 이후 3년만에 갖는 이번 국내전에서
권씨는 특유의 "얼굴"과 "넋" 연작 외에 파리 시가와 프랑스 해안의
이국적인 정경을 담은 풍경화도 선보인다.

"얼굴"과 "넋" 연작을 통해 온갖 풍상과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한국인의
모습과 정신을 평범한 이웃의 진솔한 표정을 통해 추상적으로 표현해온
권씨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역시 같은 주제의 작품들을 내놓는다.

"유화작업으로는 우리고유의 표정과 정신을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한지와 먹, 목탄 등 전통적인 재료가 더 어울릴 것같아 93년이후
새로운 작업을 시도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하는 10x2m짜리 작품의 경우 대형 두루마리한지에
먹을 사용, 6가지 얼굴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우리이웃들의 가슴에 묻혀진 한과 넋을 보다 실감나게 담아내기
위해 재료뿐만 아니라 기법에 있어서도 변화를 기했다"고 설명한 권씨는
"검은 색에 군데군데 흰색을 바르기도 하고 때로는 과감한 필선의
서예기법을 도입, 처절한 정신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권씨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했으며 89년이후 파리에 머물면서 스톡홀름,
뒤셀도르프, 파리 프랑크프루트 등지에서 개인전을 갖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