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가정의 문제점과 그로 인해 아이들이 겪는 고통,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극복방안을 정신분석학적 방법으로 정리한 "거꾸로 선
아버지 바로 세우기"(루벤 바 레바브저 김광전역 한국경제신문사간)가 출간
됐다.

저자는 이책을 통해 고유한 아버지의 역할 대신 너그러움만 강조되는 현실
이 무책임하고 반항적인 아이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이러한 아버지 역할의 결여가 현대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초래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류공동체의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직 정신과전문의이자 민권운동가인 저자는 따라서 현대사회에 맞는
새로운 가정 질서와 윤리가 수립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교육과 훈육을 담당해야 하는
아버지 본연의 역할과 아이들을 보살피는 어머니 역할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아버지 역할의 부족 때문에 빚어지는 여러 아이들의 불행
사례를 통해 전개하고 있는 것.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 "역경에 처한 아버지의 역할"에서 아버지
역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며 그것이 부족할 경우 초래되는 개인과
사회의 문제들을 사례를 통해 밝히고 있다.

또 모든 유아들과 어린이들이 안정감을 찾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어머니의
역할도 설명했다.

2부 "희망과 기쁨 그리고 아버지.어머니.아들.딸들의 말없는 고통"에서는
될수 있는대로 서로 잘 지내려는 아버지와 어머니들, 그리고 아들과 딸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저자는 또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신통치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는 대체적으로 능숙한 아버지 역할이 결여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
하고 있다.

3부 "훌륭한 아버지 역할을 위한 과제"는 훌륭한 아버지 역할과 그것을
수행하는 방법에 관한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건전한 아이로 기르는 간단한 방법등을 통해 모든 의견충돌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며, 관계는 상호존중에서 성립하며
"그것이 없으면 조만간 붕괴하게 마련이다" 등의 충고를 실었다.

산업화를 거쳐 후기산업사회로 진입한 우리사회가 서구화에 따른 핵가족화
로 하루가 다르게 전통적인 가치관을 상실해가는 시점에서 이책은 서구인의
시각에서 부성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특히 책 전반을 통해 "아들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라" "화를
돋우더라도 이성을 잃지 마라" "존경받는 생활을 해라" "아이가 지나치게
편한 것만을 추구하지 못하게 하라"등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실행이 쉽지
않은 내용들을 상세히 서술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문제아가 있는 가정이나 자식을 정서적으로 건전한
아이로 키우려는 예비부모, 올바른 부모역할을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책을 썼다고 밝혔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