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이 전개되는 세계 경제전쟁에서 사업영역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

기업이익을 위해서라면 동종 또는 이종업계,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일상화된 까닭이다.

이같이 새롭게 변화하는 경제환경을 조명한 "경쟁의 죽음"(제이스 무어저
하퍼비즈니스간 25달러 원제: The Death Of Competition)이 미국에서 출간
됐다.

AT&T 휴렛팩커드등에서 경영컨설턴트로 활약한 저자는 이책을 통해 현재의
비즈니스세계에서는 적과 아군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속에서 저자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경쟁의 종말.

세계산업계에서 고전적 의미의 경쟁패러다임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새로운 "경제생태계(Business Ecosystem)"의 도래로 표현했다.

레이먼드 누르다 노벨사회장은 80년대후반 이를 "협력경쟁(Coopetition)
으로 규정한 바 있다.

저자는 새로운 경제생태계속에서 기업들은 상호 경쟁하는 한편으로 신제품
을 개발하며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느 수준에서 공동 협력하는
경영양태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또 과거 절대강자만을 지향하던 경쟁패러다임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아성을
딛고 등장한 네트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사로 인해 전환기를 맞았다고 분석
한다.

네트케이프가 인터넷 검색프로그램 웹브라우저(Web-browser) 배포를 통해
컴퓨터업계의 지각변동을 가져 왔으며, 이것이 세계 컴퓨터시장에서 브랜드
경쟁이 줄어드는 양상과 맞물려 시장환경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얘기
이다.

저자는 그속에서 이같은 시장변혁의 과정을 개척 확장 선도 자기혁신의
네단계로 구분한다.

고전적인 경쟁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을 도입 확대하는
과정을 거쳐 산업계를 이끌고 끊임없는 자기혁신을 꾀하는 방향으로 연결
된다는 것.

국내에서도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과 관련,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등 비즈니스전쟁의 환경이 급변하는 시점에서 이책은 세계경제
환경의 흐름을 나름의 시각으로 분석해 주목받고 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