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글로벌 기업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글로벌화됐으며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특징적 현상은 무엇인가.

국내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세계적인 선진기업의
글로벌화 과정을 실제 사례를 통해 정리한 "세계 경제전쟁의 승자-글로벌
기업을 찾아서"(LG경제연구원편 한국경제신문사간)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미국의 IBM 코카콜라 맥도널드 휴렛팩커드와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이토추
상사 소니, EU의 ABB GEC알스톰 메르세데스벤츠등 총 27개 선진기업을 직접
탐방, 글로벌화 과정을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우리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

이책은 지난해 본사와 LG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 연재한 시리즈 내용
을 대폭 보완하는 작업을 거쳐 출간됐다.

27개 선진기업의 글로벌화를 각 회사별 데이터및 인터뷰를 바탕으로
전면적이고 체계적으로 검토한 저자들은 이 과정에서 대략 9가지 요소를
시사점으로 지목한다.

세계시장에서의 위상강화, 신흥시장에 대한 집중공략, 3차산업의 글로벌
경쟁시대 도래,세계화 현지화 동시 추구, 글로벌 기업연합간의 경쟁격화,
해외자원비즈니스의 중요성, 환경중시로 이미지 제고, 주력제품의 세계적인
히트상품화, 문화 창조자로서의 이미지 제공등이 바로 그것.

우선 세계시장에서의 위상 확보를 위해 글로벌기업들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중요시하며 중국등 아시아시장에서의 점유율차이가 곧 세계시장에서의 위상
을 결정짓는 주요변수가 될수 있기 때문에 신흥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경쟁은 전자 항공기 자동차 자원비즈니스등 전통적으로 경쟁이
치열했던 분야뿐 아니라 금융 통신 방송 전력등 국가기간산업으로 정부의
규제와 보호를 받아 왔던 서비스업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다고 밝힌다.

이같은 시사점 가운데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환경중시및 문화창조자로서
의 이미지 제고다.

그린피스로부터 공격을 받고 타격을 입은 거대 석유기업 셸의 예를 통해
저자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종합적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해외시장 진출은 자국문화와 외국문화가 만나는 과정이기 때문에 독특한
기업문화를 구축, 이를 제품에 반영시키고 더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는 작업이 긴요하다고 설명한다.

운동을 통한 건강유지를 강조한 미나이키의 "Just Do It" 구호의 호소력이
이같은 사실을 반증한다는 것.

저자들은 이러한 분석을 통해 글로벌화의 과제로 핵심역량의 강화, 체계적
기술이전체제및 비용절감형 생산체제 구축, 글로벌 브랜드 육성, 균형잡힌
지역전략을 꼽았다.

또 남다른 마케팅전략 추진, 전략적 제휴로 현지화 강화, 현지환경에 맞는
제품개발, 소프트웨어 중시의 기업풍토 조성, 조직적 인재육성과 글로벌
기획능력 제고, 글로벌 비즈니스관행이나 현지관행 적응, 서비스부문에 대한
적극 참여등을 강조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