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되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은 부드러운 선, 세련되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깔끔한 형태, 분홍 연주황 하늘색 연두 민트그린등 밝고 청량감 있는
파스텔톤 색상.

파리.밀라노.뉴욕컬렉션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96년 봄여름패션의 대표적
경향이다.

60년대풍의 깔끔하고 우아한 헵번룩과 재키룩의 90년대식 리바이벌인 셈.

이에 따라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었던 깜찍한 선의
무릎길이 원피스, 시가렛 팬츠(다리선을 따라 가볍게 흐르는 발목위 길이
바지)와 짧은 웃옷, 재클린 케네디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얇고 동그란 칼라의
반소매 원피스, 라운드네크의 소매없는 단색원피스등이 올해 봄여름
패션가를 수놓을 전망이다.

국제양모사무국 한국지부의 김수미씨는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일제히
60년대 헵번풍 의상을 내놓고 있다"고 전한다.

벨트로 허리를 묶는 긴 재킷과 스커트의 코트수트(맥스 마라),
하이웨이스트의 더블버튼 스프링코트(질 샌더), 사선으로 재단해 실루엣을
부드럽게 만든 A라인 원피스(샤넬), 짧고 각진 칼라와 네모난 주머니가 달린
일자형 원피스(이브 생 로랑), 목선을 둥글게 또는 깊고 네모나게 판
소매없는 짧은 블라우스와 시가렛팬츠(돌체&가바나)등이 모두 이같은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밝고 화사한 파스텔색이 우세한 것도 이같은 경향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 올 유행패턴 ]]]

올봄의상에서 단연 돋보이는 색상은 옵틱화이트(비닐느낌의 광택있는
흰색)와 연두빛 도는 노랑색.

화사한 소녀풍 60년대 의상의 전통을 이어받은 대목이다.

주목받는 소재는 얼핏 마직처럼 보이는 샨텅(shantung).

마직을 섞은 듯 뻣뻣한 느낌을 주는 실크의 일종이다.

넥타이소재로 간간이 쓰여 왔는데 랄프 로렌, 돌체&가바나등 여러
디자이너가 봄여름컬렉션 소재로 사용, 팬츠수트나 박스형 원피스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패션전문지 "보그"는 세계적 디자이너의 올 봄여름의상의 특징으로
"무늬없는 단색 원단의 사용, 유명브랜드의 마크(구치 샤넬등에서 보이는)
사용 절제, 부분장식의 생략"등을 꼽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