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사 : 한경 서평위원회
*** 저 자 : 배무기/조우현 공저
*** 출판사 : 서울대출판부 간

서울대의 배무기교수와 숭실대의 조우현교수가 영문으로 쓴 이책은
필자들의 지난 5년간 노력의 진실성과 성실성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열린 북경여성대회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반성작업이 진행되었고 이는 공공부문 고용할당제 도입이나
여성발전기본법제정등 여성정책 10대과제로 결실을 맺게 되었다.

이책은 이러한 여성정책중 특히 여성노동에 관한 참신한 분석과 정책시사를
던져주고 있다.

기존의 여성노동에 관한 분석들은 남녀차별의 근본원인이 직업상의
차별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가령 남성파일럿과 여성스튜어디스, 남성대학교수와 여성국교교사와 같이
동일산업내에서 남녀가 서로 다른 직무를 맡는 차별구조가 남녀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에서의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필자들은 그러나 우리나라 성별 노동시장을 분석하면서 이러한 관점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필자들은 우리나라 노동시장, 특히 생산직의 경우 남녀차별은 산업상의
입직차별이라는 가설을 제시하고 이를 고용구조 노동이동 임금격차등
다양한 노동시장 분석을 통해 검증하고 있다.

또한 필자들은 동일한 연구방법론을 사용하여 아시아의 주요도시, 즉
마닐라 방콕 콸라룸푸르와 한국의 경우를 비교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의 여성지위가 이들나라에 비해서도 크게 낙후되어 있다는
필자들의 발견은 충격적이다.

남녀차별의 근본원인이 성별 직종분절인가, 산업분절인가는 필자들도
잘 지적하고 있듯이 남녀평등제도를 위한 정책선택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직종분절이 보다 중요하다면 직종간 고용할당제의 도입이나, 보다 평등한
교육훈련기회의 확보등이 유효한 정책수단이다.

그러나 산업간 성별분절이 임금이나 승진차이의 주요인이라면 산업내
경쟁촉진정책과 같은 노동수요측면의 정책수단이 보다 유효할 것이다.

특히 한 산업이 독과점구조로 인한 시대를 향유하고 있고, 이러한 시대가
산업간 성차별을 유지시키는 기재로서 작용하고 있다면 성차별 철폐는
시장의 경쟁제한구조 철폐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들은 노동이동과 고용구조측면의 실증분석을 통해 산업간 성별 분절이
산업내 직종분절을 "창출"(generate)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필자들은 이러한 분석에 기초하여 남녀평등제고를 위해서는 경쟁촉진정책,
고임금기업의 채용.승진에서의 여성고용 할당제 적용, 여성의 직업교육
훈련기회 확충, 보육시설 확충등의 정책을 권고하고 있다.

이책은 연구의 시각 방법론 정책시사가 모두 일관돼 있어 비판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글은 이 책에 대한 논평이 아니라 소개서이다.

영문으로 되어 있어 일부에게만 읽히는 것이 안타깝기에 필자들에게
한글판을 만들기를 제안하며 이글을 마친다.

어수봉 <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