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프랑스의 저명한 조명예술가 얀 케르살레의 조명
설치전이 22일~96년 1월20일 서울종로구사간동 갤러리현대 신관(734~6111)
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국내에서 처음 마련된 조명설치전으로 경복궁 맞은편에 자
리한 갤러리현대 신관외벽에 네온튜브를 설치,빛의 조화가 연출하는 환상적
인 분위기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4층건물 외벽전면의 굵은 철제사각형 사이사이에 흰색과 푸른색 오렌지색
의 네온튜브를 설치,환상적인 빛의 축제를 벌이는 이번 전시회는 특히 굳이
갤러리를 찾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근처를 지나며 자연스레 볼수 있어 큰 호
응을 얻고 있다.

또 단순히 빛의 조화를 통한 아름다움의 창출에 머물지 않고 특수센서를
장치,관람객의 드나듦에따라 빛의 밝기와 깜박거림을 달리해 속도감과 생명
감을 부여하고 있는 점이 특징.따라서 작품자체가 마치 살아 숨쉬는듯한 독
특한 효과를 내면서 생명력을 부여,예술적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케르살레는 장식용이나 기껏해야 다른 예술장르의 보조기능만을 수행하던
조명분야를 예술장르로 승화시켜 주목받고 있는 인물.

대표작으로는 노르망디의 다리,바스티유오페라극장,파리의 그랑팔레등 주
요 건축물의 조명설치작업이 꼽힌다.

이밖에 지난 94년 파리 상젤리제거리 전체를 화려한 불빛으로 장식했던 그
는 무생물의 조형물에 마치 맥박이 뛰듯 생명을 부여했다는 평과 함께 세계
적인 조명예술가로 부각됐다.

프랑스 브르타뉴태생인 케르살레는 파리 보자르미술학교에서 회화 조각
사진등 여러 분야를 전공한 뒤 무대조명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독자적인 빛의
예술세계를 개척했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