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은 미국사회에서 확대되고있는 소득불균형의 문제는
단지 통계적인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도 대두됐었다.

그러나 계층간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미국 시민사회를 받치고 있는
중산층은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

경쟁에서 이긴 기업은 더욱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불황기업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산업구조가 급격히 전환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최근 미국에서는 미국의 기업 또는 개인간 불평등 심화요인을 분석한
"승자가 모든분야를 휩쓰는 사회"(로버트 프랭크.필립 쿡저, 프리 프레스간
원제 THE WINNER-TAKE-ALL SOCIETY )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책은 우선 미국사회가 대공황이후 엄청난 소득불균형현상을 겪고 있다고
전한다.

79년부터 89년까지 10년동안 사회전체의 1%인 상위계층의 소득은 두배로
증가한 반면 하위 20%의 소득은 10%나 떨어졌다는 것.

이처럼 계층간 소득격차가 늘어나고 사회구조가 왜곡되는 것은 모든 분야
에서 권위와 돈을 독점하는 "스타"체계때문이라는 것이 이책의 주장.

대중문화나 스포츠분야에서 창출된 스타시스템이 이제 패션이나 투자금융
미디어부문뿐만 아니라 법률과 의료부문같은 전문직업 고등교육 전문경영등
모든 분야에 파급되면서 후기자본주의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도 전략적인 제휴나 인수합병등을 통해 스타기업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스타"들은 시장경제에서 생겨난 마켓인센티브제를 최대한 활용, 스타
가 되는데 실패한 많은 하잘 것없는 존재(also-rans)들과의 격차를 점점
벌려나간다.

마켓인센티브제는 재능있는 젊은사람들의 대부분을 실패하면 실의로
평생을 보내게되는 이 경쟁속에 빠져들도록 유혹한다.

저자들은 이 결과는 재앙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비생산적일 뿐만 아니라 때로는 개인을 파괴시킨다는 것.

자본주의하에서 지나친 시장경쟁은 갈수록 건전하지 않고 불평등한
상황만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 이책의 설명.

이책은 따라서 스타대열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과 기업들을 위해 국가가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들은 슈퍼스타에 대한 높은 세금이야말로 지나친 경쟁을 막는 방법
이라고 얘기한다.

이책은 따라서 전형적인 보수주의처방, 예를 들어 중산층을 위한 세금감면
방안이 과연 대안이 될수 있느냐에 대해 반문한다.

결국 이책은 자유시장에서 필연적인 인센티브제와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배분문제는 동시에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새삼 상기시키고 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