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성심리를 다룬 비디오가 쏟아지고 있다.

비디오팬 증가와 함께 장르세분화경향이 가속화되면서 인간의 성에 대한 본
능과 호기심에 촛점에 맞춘 비디오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

서양근대문학 거장들의 작품을 영상에 옮긴 시리즈 "세리로즈"(전3편)와
잘만 킹 감독원작의 "러브스트릿",동성연애자의 심리를 다룬 히치콕의
"로프"등은 그 대표적인 예. 프랑스에서 제작된 "세리로즈"는 모파상,안톤
체홉,사드등 유명작가의 단편중 에로티시즘 주제작품만을 뽑아 영화로
만든 성문학시리즈. 17-20세기초 근대유럽의 왕족및 중산층과 서민층등
각 계층의 일상과 의식속에 깃든 성에 대한 호기심과 위선을 유머와
위트로 풀어간다.

대담한 성묘사와 내용전개에도 불구,원작의 품위를 지켜 구미에서 균형있는
고전에로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적이고 서정적이었던 체홉,변태와 광기의 일생을 살았던 새디즘의
장본인 사드,매독으로 인해 정신이상증세를 보이다 죽어간 모파상까지
당대 대표작가들의 한단면을 엿보게하는 비디오다.

각편마다 3개의 에피소드를 담고있다.

"러브 스트릿"은 "레드 슈 다이어리"시리즈와 "투문정션"으로 널리 알려진
잘만 킹감독의 원작을 영상에 담은 것으로 4편의 서로다른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현대적 에로티시즘영화로 유명한 그는 이 원작에서도 성에 대한 인간의 은밀
한 본능을 숨김없이 드러내고있다.

다소 환상적인 구조를 통해 특유의 에로티시즘감각을 보여주는 이영화는
각 에피소드마다 주연배우는 물론 감독을 비롯한 스탭을 달리하는게 특징
이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로프"는 동성연애자인 두 젊은이가 벌이는 "유희로서
의 살인"을 다룬 영화.히치콕이 찍은 최초의 컬러영화로 두 동성연애자가
친구를 살해한 후 시체를 상자속에 숨기고 죽은친구의 부모와 약혼녀를 초대
,파티를 벌이는 과정을 담고있다.

파티참석자 가운데 한사람인 대학은사가 그들의 대화를 토대로 살인사건을
밝혀내는 미스테리드릴러 형식을 빌린 이 영화는 영화범죄와 동성애가 서로
얽히는 과정을 통해 성적 강박관념을 다루고 있다.

이밖에 에로티시즘을 가미한 미스테리 드릴러물 "플레쉬톤"과 "그린&레드러
브"도 성심리를 추적하는 비슷한 소재의 영화. "그린&레드 러브"는 실제사건
을 바탕으로 한 청년의 여자친구어머니에 대한 파국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으
며,"플레쉬톤"은 절망속에서 찾은 도피처로서의 은밀한 폰섹스와 거대한 권력
의 살인음모가 뒤섞인 영화.감독 해리 허위츠는 "프로젝셔니스트(영사기사)"
를 통해 컬트영화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줬던 인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