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 최은섭씨(32)는 경력9년째의 베테랑이다.

"산소같은 여자""세상은 지금 나를 필요로 한다""결혼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다""성취는 남자만의 것이 아니다" 그를 모르는 사람도
"아모레 마몽드"의 강렬한 CF장면과 함께 나온 이 카피들은 기억한다.

이말들의 산파답게 그는 "산소같은 여자"의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생머리에 열띤 말투.하지만 대학선배인 나승씨(신세계본점스포츠관
세일즈매니저.33)와의 사이에 3살된 아들을 둔 주부다.

밤낮없이 일해야하는 광고인답게 옷은 캐주얼을 즐긴다.

광고주와의 미팅이나 프리젠테이션(광고시안을 광고주에게 설명하는
것)때도 캐주얼풍이 가미된 정장을 입는다.

좋아하는 색은 검정색.여름엔 흰색을 비롯 검은색과 잘 어울리는
빨강 분홍 보라를 포인트색으로 쓴다.

소재는 면 마 모등 자연산을 선호한다.

액세서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비워둔 부분이 없을 만큼 액세서리를 즐겼으나 출산후
아기에게 해로울것 같아 모두 서랍에 넣어버렸다.

옷은 주로 창고처분.할인매장에서 산다.

산더미처럼 쌓인 옷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일이야말로
쇼핑의 참맛이라 느끼기 때문.좋아하는 인조가죽롱코트도 호텔행사장에서
40만원짜리를 15만원에 샀다.

유행을 따르지만 일정한 선은 지킨다.

판탈롱 통바지 긴재킷은 입지만 배꼽티 미니스커트는 피하는 식.
향수는 리리코스(태평양화장품의 프랑스현지법인)9번을 쓴다.

은은한 플로럴계의 향이 마음에 드는 까닭이다.

고려대국문과 83학번.나라기획과 동방기획등 세군데 광고회사를
거쳐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한다.

가정과 일의 조화를 꾀하기 위해 조직에서 벗어나는 쪽을 택했다고.건강하게
살려면 "슈퍼우먼"의 허상을 벗고 주위와의 타협점을 찾아야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