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최근 국내에서도 상영중인 영화 "폭로"개봉이후 새로운 성희롱
논쟁이 불붙어 화제.

"폭로"는 여자상관이 남자부하직원을 성희롱했다고 해서 인구에 회자된 마
이클 크라이튼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영화속에서는 여주인공 데미 무어가 심야회의에서 부하직원(마이클 더글라
스분)에게 포도주를 마시게 하고는 성관계를 요구하는 공격적 상관으로 나온
다.

국내에서는 소설의 번역출간시기가 때마침 발생한 서울대조교 성희롱사건과
맞물려 일대 선풍을 일으켰었다.

영화 개봉이후 일고있는 논쟁이란 다름아닌 성희롱이 여성만의 문제냐 아니
냐는 점.

여성운동론자들은 이 작품이 "여성의 성희롱문제를 뒷전에 둔채 현실적으로
거의 일어나지 않는 남성에 대한 성희롱이라는 극적인 소재로 여성문제를 호
도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다른 한편에서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성희롱의 희생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 따르면 93년 접수된 총1만1천9백8건의 성희롱고
소사건중 남성들이 제기한 것은 약9%인 1천70건. 영화 "폭로"는 여성의 직장
내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바로 이같은 남성 성희롱사건이 발생할수 있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결국 성희롱은 여성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강자인
상관이 약자인 부하직원을 유린하는 권력의 문제로 파악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