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에서 안데스산맥의 자연과 신비를 형상화해온 중견작가 신만현씨
(58)의 국내 첫개인전이 17~30일 서울관훈동 세계화랑(734-9662)에서
열린다.

홍익대 서양화과출신인 신씨는 70년대후반 볼리비아로 건너가 90년 귀국
하기까지 풍경, 정물화에만 전념해온 작가.

87,88년 볼리비아의 산타크루즈에서 "안데스"를 주제로 두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출품작은 풍경, 정물화 20여점.

단순히 보이는 것이 아닌 작가의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원초적감동을 전달
하고 있다.

기하학적인 조형성에 청색 적색 황색등 다채로운 색조와 속도감이 중첩돼
맑고도 중후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

서정적인 화면속에는 정적과 삶의 자취가 함께 담겨 있다.

"작업실, 거리, 산과 강, 풀포기, 창가의 화분, 난초의 잎끝에도 자연의
심오함이 깃들어 있고, 또 일상에서 지나쳐 버리기 쉬운 하찮은 것들에도
감동을 줄수 있는 요소가 얼마든지 내재돼 있음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신씨는 "문명화 기계화로 인해 복잡해지고 바빠진 사회속에서 느끼는
긴장감과 삭막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밝힌다.

서양화가 이주영씨는 "우리의 정신문화가 혼돈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가운데
신씨는 성실성만이 힘이 되어 움직일수 있는 기법을 통해 서정적인 공간을
창조해 내고 있는 작가"라고 말하고 "우리의 자연은 많이 훼손됐지만
작품에서 표출되는 내면세계의 자연은 맑고 깨끗하다"고 덧붙였다.

< 신재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