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최대대목인 추석연휴를 놓고 국내외 화제작이 일대 접전을 벌인다.

올 한가위에 개봉되는 영화는 줄잡아 10여편.

외화는 금년도 칸느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펄프 픽션"을 비롯,
"긴급명령" "크로우" "컬러 오브나이트" "레드"등 5편이 눈길을 끈다.

이에 맞설 한국영화는 기나긴 무더위의 터널을 이겨낸 의지의 산물들이다.

총3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태백산맥"과 "너에게 나를 보낸다"
"게임의 법칙" "어린 연인" "결혼이야기2" "커피 카피 코피"등이 "팔월
대보름 전투"에 참가할 한국대표선수들이다.

외화쪽에서는 "펄프 픽션"이 단연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칸느영화제 대상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브루스 윌리스, 존 트라볼타,
하비 카이텔이라는 할리우드의 "블루칩"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는 만큼 흥행
보증수표를 받아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하는 것은 의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켄틴
타란티노감독의 재기가 시종일관 번뜩인다.

LA뒷골목의 얘기가 유머러스하게 처리되는 가운데 사회의 어두운면을
풍자한다는 메시지도 놓치지 않는다.

"긴급명령"은 "패트리어트게임"의 후편으로 "건강한 미국"의 최대난적으로
꼽히는 마약문제를 다룬 작품.

콜롬비아마약조직에 맞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한 CIA요원의 활약상을
서스펜스 스릴러형식으로 그렸다.

해리슨포드의 차분한 내면연기가 어우러진 액션전개가 볼만하다.

"크로우"는 촬영도중 총기오발사고로 사망한 브루스리(이소룡)의 아들
브랜던리의 유작이라는데서 큰 화제를 모았던 영화다.

시를 낭송하는 한 평범한 청년이 사후 부활하여 자신을 파괴한 악당들에게
복수한다는 90년대풍 르와르필름이다.

브랜던리의 사망후 약8백만불을 들여 컴퓨터그래픽으로 그의 모습을 살려
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이밖에 브루스 윌리스가 전라의 배드신연기를 벌였다해서 입방아를 찧게
한 에로틱스릴러 "컬러 오브 나이트"와 폴란드의 거장 키에슬로브스키의
"삼색시리즈" 마지막작품인 "레드"등도 추석극장가를 장식할 영화들이다.

한국영화로서는 무엇보다 "태백산맥"(임권택감독)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약9개월간에 걸친 대장정을 마치고 막바지 보완작업이 한창인
이 영화는 현재 우익단체의 협박공세까지 받고 있어 개봉후의 결과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상영을 강행할 경우 극장에 불을 지르겠다는 우익단체의 엄포에 제작사인
태흥영화사는 "어불성설"이란 한마디로 일축하고 있는 상황.

"화엄경"으로 베를린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한 장선우감독이
본격적인 포르노그라피제작을 선언하고 만든 "너에게 나를 보낸다"도 주목
거리.

장정일의 동명원작소설을 영상화한 이 작품은 거침없는 성표현을 통해
현대사회의 단면을 나타낸다.

90년대 젊은깡패 이야기를 통해 우리사회의 명암을 재조명하는 "게임의
법칙"(장현수감독), 결혼1년차 부부의 호주여행을 코믹처리한 로드무비
"결혼이야기2"(김강노감독), 광고대행사 AE의 일상을 통해 변모하는 신세대
여성상을 그려보는 "커피 카피 코피"(김유민감독)등도 추석연휴 극장나들이
에 나설 관객들을 손짓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