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멋을 내고 친구의 결혼식장에 모여든 청춘남녀들.

그들의 마음속에는 "혹시나"하는 기대감 같은게 있게 마련이다.

운만 좋다면 들러리신세를 면케해줄 짝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흥겨운 결혼식 피로연에서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의 장례식.

인생의 아이러니를 절감케하는 순간이다.

즐거운 만남의 장이 가장 슬픈 이별의 의식마당이 됐기 때문이다.

"네번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은 "만남과 이별"이라는 우리 인생의 가장
극적인 계기들을 네차례의 결혼식과 한차례의 장례식을 통해 되새겨 보게
하는 영화다.

위트와 매력이 넘치는 32살의 미남 영국청년 찰스(휴 그랜트).

그는 토요일 아침만 되면 정신이 없다.

친구 결혼식 들러리를 서주기 위해 시간 맞춰 식장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들러리는 뻔질나게 서지만 아무에게도 결혼하고 싶다는 느낌은 가져 보지
못했다.

영화속에서의 첫 번째 결혼식.

찰스는 모처럼 임자를 만난다.

미국의 유명한 패션 잡지 "보그"의 여기자 케리(앤디 맥도웰)가 그의 눈을
멀게 한 주인공이다.

자유분방한 미국 여인의 전형인 케리는 찰스를 만난 첫날 그와 관계를
갖는데 케리에게 있어 찰스는 32번째 남자다.

연달아 찰스는 한번의 장례식과 세 번의 결혼식에서 그녀와 부딪친다.

두번째는 첫번째 결혼식에서 눈이 맞은 찰스의 친구 리디아와 버나드의
차례다.

세번째는 케리와 스코틀랜드갑부와의 결혼식.

찰스에게 있어서는 가슴아픈 일이다.

그리고 네번째는 죽자 살자 따라다니는 헨리에타때문에 마지못해 하는
찰스의 결혼식.

그러나 이날은 찰스에게 자신의 진정한 동반자가 누구인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하는 날이다.

케리가 별거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찰스는 헨리에타에게 한방 맞는 대가로
과감하게 헨리에타 대신 케리로 신부를 바꿔쳐 버린다.

"낯선 사람과 춤을"로 칸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마이클 뉴웰이
감독을 맡은 이작품은 시종일관 웃게 만드는 로맨틱 코미디물이지만 폭소
간간이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하는 영화다.

관습과 언어의 차이가 우리 관객들에게 얼마큼 설득력을 줄지는 의문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