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맨이 공동저술한 "우수기업의 특질"(In
Search of Excellence)이란 책이 기업문화관련 베스트셀러로 등장했었다.

이번에는 워터맨씨가 "기업우수성의 창조"(The Frontiers of Excellence)
라는 책을 통해 자신의 저서를 재검토하는 동시에 인적자원의 활용이라는
점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독자는 이 두 권의 책을 동시에 보면서 저자가 의도했던 핵심적인 논지를
가려내야 한다.

일본기업 특성의 우수성을 부각시킨 첫번째 저서를 읽었던 독자들이 현재
일본기업들이 개인능력주의로 선회하고 있는 것을 보며 어리둥절해 할 수
있다.

첫번째 책은 일본기업과의 비교로 우수기업의 특질을 열거한 것이었을 뿐
우수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에 초점을 둔 것은 아니었다.

개인능력을 중시한다고 팀웍을 깰 필요는 없다. 팀웍을 잘 조성하는 능력도
개인의 능력으로 평가한다면 팀웍과 개인능력은 배타적이지 않다.

일본사회도 공동사회(Gemeinshaft)의 특질보다는 점차 이익사회
(Gesellshaft)와 포스트모던의 성격이 두드러짐에 따라 개인능력에 중점을
두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진정으로 한국적인 것과 공동사회의 특질을 구분해야
한다.

종신고용, 가족주의, 온정주의, 집단주의 같은 것은 한국적이라기보다
점차 사라져가는 공동사회의 속성인 것이다.

이 책에서 우수기업들은 직원에게 권한과 책임을 이양하고 공유된 가치관
을 갖게 하여 도전하고 창조해가며 고객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도록
권유하고 있다.

프록터&갬블, 메르크, 모토로라, 루버메이드사의 예를 들어가며 현장의
생생한 체험들을 알기쉽게 서술해 놓았다.

프록터&갬블사는 제품책임자(brand manager)들에게 거의 전권을 위임
하면서 시장을 파고들어 타사보다 30~40% 높은 생산성을 30년이상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탁월한 기업전략을 구상한다기보다 종업원들이 강한 공유가치를
갖고 스스로 일에 몰두하게 하고 있다.

이익보다는 인간중심의 조직운영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는 논지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업문화운동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은 운동이 조직내에
까지 실질적으로 파급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왜 그런가.

캠페인 위주로 끝나고 말기 때문이다. 내부고객이라는 말이 있다.

회사와 계약관계로 입사한 종업원들은 다스려야 할 대상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외부고객과 비슷한 입장에 있는 것이다.

문제해결의 초점은 당연히 인적자원관리에 있다고 할 것이다.

우수기업이 가져야 할 특질들을 기업내에 뿌리내리게 하려면 당사자들인
종업원 개개인들이 캠페인과 경영혁신에서 내걸었던 경영이념, 사원정신들을
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관리를 우회할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회사전체의 정책보다는 나의 문제인 인사가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제보다는 스스로 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저자는 인적자원
관리부문에 더 깊은 경험을 쌓은후 아마도 수년뒤에는 분권화
(decentralization)를 위한 통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책을 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자율경영을 위해서는 눈에 잘 안보이는 고도의 통제기법, 아니
통제라기보다는 상호관련성의 유지를 위한 조직관리의 기법과 마인드가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시류의 흐름을 타는 이런 책들을 통해 현업에 종사하는 관리자들은 피부에
와닿는 문제들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학자들은 현장감각을 익히는데,
그리고 일반인들은 경영현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

다만 비슷한 주제로 그전에 나왔던 책과 또 앞으로 나올 책을 동시에
비교해 볼 수만 있다면 보다 더 깊은 통찰력을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94년 니콜라스 브릴리사 간 3백18면 25달러)

김성환 <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