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연극의 제재가 다양화되고 잇다. 극단적 페미니즘이 어떻게
왜곡될수 있는가를 풍자하거나 사랑과 화해 속에서 여성의 자아찾기가
이뤄져야함을 암시하는 등 여성의 독립선언을 주내용으로 하던 기존
페니니즘연극과 시각을 달리하는 연극이 속속 등장, 눈길의 끌고있다.

여권회복 또는 독립이란는 이름아래 여성을 집밖으로 끌어내던 여성주의
연극의 제재가 가정과 가족의주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여성을 집안으로
되돌려 놓는 쪽으로까지 그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

한양레퍼터리의 "장 아누이의 반바지" 실험극장의 "셜리 발렌타인"
산울림의 "러브 차일드"가 화제의 작품들이다.

극단 한양레퍼터리의 "장 아누이의 반바지"(장 아누이작 김수연연출
7월31일까지 인간소극장)는 신예여류연출가가 여성우월주의를 희화화한
작품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기계적 해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보여준다.

반페미니즘 연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운동이 화해와 공존속에서
그 실천방안을 찾아야함을 역설적으로 제시한 작품.

21일부터 서울압구정동 실험극장에서 막을 올릴 "셜리 발렌타인"(윌리
러쎌작 김동훈연출)은 마흔두살의 중년여성인 브래드쇼부인이 아내이자
어머니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셜리 발렌타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중년여성의 자아찾기를 주제로한 전형적인 페미니즘연극같지만 실은
가족간에서까지 겪어야하는 소외와 단절의 부조리한 인간관계를 나타낸
작품이다.

이번 무대는 극단 실험극장의 오늘의 명배우시리즈의 첫번째작품으로
중견 연극배우 손숙씨의 모노드라마로 꾸며진다.

극단 산울림의 "러브 차일드"(조안나 머레이 스미스작 채윤일 연출 23일
부터 8월28일까지 산울림소극장)는 한국 연극계에 처음 소개되는 호주작품.

호주 출신의 여류작가 조안나 머레이 스미스의 최신작으로 출생후 입양
되어 성인이 된 딸이 25년전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아와 대화하는
내용이다.

딸을 버렸던 안나는 여성의 일과 자유 그리고 사회적 성공을 위해 사생아
인 딸을 다른 부모에게 입양시켰던 여자. 이런 어머니에게 딸 빌리는
"당신이 정말 여성이 물려받은 이 세상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면 자기가
이 세상에 데리고 나온 여자아이에게도 관심을 가졌어야 해요"라며
어머니의 모순된 의식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결국 이연극은 여성이 일과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사랑과 인간적 본성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고 그것이 무시되었을때의
폐해를 딸 빌리를 통해 증언한다.

작가 자신이 말했듯 이작품은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의식을 담은 연극"
이다. 여성의 고통과 희망을 다루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내면을 철저하게 잠가버린 여성의 구원문제를 그리고 있다.

<권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