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맬리스"는 최근의 각종 미스테리스릴러물들의 장점만을 골라만든 영화다.

샤론 스톤의 "원초적 본능"과 킴 베신저의 "최종분석"을 합친 듯한 구성이
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요녀는 톰 크루즈의 아내 니콜 키드만이다. 대학교수
앤디(빌 풀맨)와 아내 트레이시(니콜 키드만)는 단란하게 사는 평범한 부부.

트레이시는 재학시절 앤디의 제자였다.

이들앞에 어느날 외과의사 제드힐(알렉 볼드윈)이 나타난다.

앤디와 고교동창인 제드힐은 이들 부부의 2층에 세들어와 산다.

제드힐은 집안으로 애인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밤새 소란을 피우기도 한다.

앤디부부의 평온한 생활은 깨지고 급기야 트레이시는 원인모를 복통에 시
달리다 병원에 긴급 후송된다. 트레이시는 임신 4주이지만 난소에 물혹이
생겨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는다.

수술을 맡은 제드힐은 앤디에게 다른 난소도 감염됐다며 제거수술허락을
받아 난소를 모두 제거해버린다.

그러나 병리학검사결과 난소하나가 정상이었음이 판명되자 트레이시는 병
원에 3천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수술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앤디와
도 별거를 선언한다. 모든 상황이 너무 빨리 전개돼 허탈해있던 앤디는 강
간사건의 용의자로 몰려 정액검사를 받는다.

진범이 체포돼 풀려난 앤디는 의외의 사실을 알게된다.

그는 무정자증으로 생식능력이 없었던 것이다.

앤디는 자신을 둘러싼 모종의 음모가 있음을 알고 추적에 나선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아내 트레이시의 오랜 계획에 의한 것임을 알게돼 전
율한다.

기존 섹스스릴러물에 비해 이 영화는 치밀한 시나리오가 돋보인다.

대학의 연쇄강간사건을 함정으로 깔고 신컴플렉스라는 새용어를 등장시켜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음 범인까지 밝혀주고 그 범인의 정신이상적인 행동
을 극적으로 묘사한다.

알렉 볼드윈과 니콜 키드만의 능청스런 연기는 관객을 끝까지 완벽하게 속
인다.

해럴드 베커감독은 CF감독 출신답게 탄탄한 플롯과 안정적인 구성으로 감
각적인 상업영화를 만들어냈다.

인간의 말초신경은 물론 심리밑바닥의 어두운 부분까지 자극해내는 할리우
드오락영화의 발달이 두려워진다.

삶의 다양한 부분은 할리우드식 문법에 의해 돈과 명예와 섹스로 단일화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