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연극계에 연장공연이 줄을 잇고있다.

여성문화예술기획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새로 개관된 소극장
인간 (동숭동소재)에서 오는 31일까지 연장공연에 들어간 것을 비롯
"심바새메"(2월28일까지,세미예술소극장),"욕망이라는 이름의전차"(2월27일
까지,성좌소극장), "자살에 관하여"(11일부터 2월27일까지)등 지난 연말에
공연됐던 연극들이 잇따라 연장공연에 들어간것.

이처럼 연장공연이 잇따르고있는것은 이들연극들이 대체로 작품으로서의
짜임새를 갖추고있는데다 대중적인 내용과 코믹한 스타일로 꾸며져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있기때문.

이같은 현상은 지난92년1월1일부터 막을 올린 대학로극장의
"불좀꺼주세요", 지난해5월 막을 올려 현재까지 공연중인 "등신과
머저리"등 무기한공연작품에 이어 "연극의 장기공연시대"를
예고하고 있다는점에서 만성적으로 침체돼있는 연극계에 밝은 빛을
던져주고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서충식연출)는 공지영씨의 소설을
전혜성씨가 각색한 작품으로 30살을 갓넘긴 세여자의 결혼생활을 통해
사랑과 결혼이주는 의미,결혼한 직장여성의 겪는 직장생활과 모성애와의
갈등,남녀불평등등을 여성의 시각에서 조명했다. 박혜숙 김미경 김진희등
30대초반의 배우6명이 앙상블을 이룬다.

또 새해들어 출연진을 교체,새로운 무대로 꾸민 극단 성좌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테네시 윌리엄스작 김영환연출)는 혹독한 현실에서
허우적거리는 이상주의자의 삶을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는 테네시
윌리암스의 연극구조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작품이다. 이번 출연진
교체에는 블랑쉬역의 박현숙을 비롯,이영호(스탠리),박경근(미치),황영희
(스텔라)등 젊은 배우들이 대거 등용됐다.

극단 한양 레퍼토리의 "심바새메"(최형인 연출)는 영국의 희극작가 레이
쿠니의 1982년작으로 두집살림을 하는 한 평범한 택시 운전기사의 얘기를
코믹하게 그린 작품. 택시운전사인 존 스,미스가 노상강도사건에 휘말려
가벼운 부상을 입는 것으로 막이 오른는 이 작품은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이중결혼생활이 발각될 위기에 처하자 존과 친구인 스탠리가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연출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관중들로 하여금
폭소를 터트리게 하는 작품이다.

산울림 극단의 "새작품 새무대"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자살에
관하여"(이강백 작,임영웅 연출)는 직업을 갖고 있는 독신녀들의
현실상황,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여성이 갖고 있는 따뜻함과
파괴적인 심리를 극명하게 대비시키고 있는 페미니즘 계열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