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가졌던 배우의 꿈을 이루게 돼 무엇보다도 기뻐요. 나만의
개성을 살려나가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다양한 역을 두루 소화해낼수 있는
깊이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연극중의
하나인 "에쿠우스"(실험극장,18일까지)의 질역을 맡아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는 신인 장유리씨(23))그녀에 대한 일반 관객들의 평가는 우선
외적인 조건에 중점이 주어진다. 무엇보다도 큰키에 서구적 마스크를 지닌
그녀의 외모가 주는 이미지에 매력을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극에 임하는
그녀의 자세는 신인배우로서 내실을 다지기 위한 진지한 열의를 엿보게
한다.

"에쿠우스"는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이호재)와 말 여섯마리의 눈을 찔러
멀게한 알런(류상)이라는 비정상적인 소년이 이끌어가는 연극이에요.
따라서 질이극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론 작은 것이지요. 그러나
알런이 마구간에서 질과의 섹스를 통해 말의 눈을 찌르게 되는 충동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꽤 의미있는 배역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또 전체적으로
무거운 극의 분위기를풀어주는 윤활유 역할도 하고요. "장씨가 배우의
꿈을 갖게된 것은 국민하교때부터. 학예회에서 연극대본을 쓰면서
''무대에의 꿈'' 을 간직하게 됐다고 한다. 여러 사람앞에서 자신이
느끼는바를 생생하게 표현하는 무대연기에 크게 매혹되어서였다. 고교시절
연극반활동을 한것도 꿈을 이루는데 적지않은 도움이 됐다. 5남 1녀의
막내로 부모님의 기대는 연극배우는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한번 마음먹은
것은 반드시해내고야 마는 그녀의 고집앞에서 부모님도 지금은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에쿠우스"를 계기로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들과 공연함으로써
어느정도 연기의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장씨는 "작품에 대한 느낌은 빠르나
그 전달에 아직까지 미숙한 점이 많다는 주위의 지적을 고쳐나가는데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인배우로서의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