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밀도 두 배…크기 대비 질량 너무 커 과학자들 '고민'
목성 크기에 질량 8배 '슈퍼 목성' 등장 대형 행성 모델 흔들
현재의 행성 형성 이론에 맞지 않는 이상한 대형 가스행성이 발견돼 행성 과학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지구에서 약 310광년 떨어진 켄타우루스자리에서 관측된 이 행성(HD 114082 b)은 지름이 목성과 비슷하지만, 질량은 8배에 달하는 '슈퍼 목성'이다.

수소와 헬륨 등 가벼운 가스로 이뤄졌음에도 밀도가 암석형 행성인 지구의 두 배에 달해 지금의 행성 형성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한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 등에 따르면 독일 '막스 플랑크 천문학연구소'의 우크라이나 천문학자 올가 자호자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가스행성 HD 114082 b를 관측한 결과를 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에 발표했다.

태양과 비슷한 항성을 110일 주기로 도는 HD 114082 b는 형성된 지 약 1천500만 년밖에 안 된 아주 어린 행성이다.

행성 반경과 질량 등이 확인된 가스형 대형 행성 중에서는 가장 어린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외계행성 탐사 위성 '테스'(TESS)와 유럽남방천문대(ESO)가 운영하는 칠레 '라 실라'(La Silla)의 2.2m 구경 망원경을 이용해 HD 114082 b가 항성 앞을 지날 때 별빛이 줄어드는 양과 행성의 중력으로 별이 흔들리는 것을 장기적으로 관측했다.

목성 크기에 질량 8배 '슈퍼 목성' 등장 대형 행성 모델 흔들
이를 통해 HD 114082 b가 크기는 목성과 비슷하지만, 질량은 목성의 8배에 달하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이는 행성의 밀도가 지구의 두 배, 목성의 10배에 달한다는 점을 뜻한다.

자호자이 박사는 "현재 이론 모델로 볼 때 HD 114082 b는 1천500만년 밖에 안 된 어린 가스행성으로서는 밀도가 약 2~3배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행성형성 모델은 젊은 별 주변을 도는 가스와 먼지로 된 원시행성계원반에서 만들어지는 대형 가스행성이 두 가지 경로를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암석형 물질이 정전기적으로 결합해 핵을 형성하고 중력이 어느정도 커지면 주변의 수소와 헬륨 등 가스를 빨아들여 대형 행성을 형성하거나, 원반 내 밀도가 높은 곳에서 중력 붕괴가 이뤄지며 암석으로 된 핵 없이 직접 행성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전자는 가스가 핵에 부착하는 과정에서 빨리 식어 '콜드 스타트', 후자는 가스가 열에너지를 유지해 '핫 스타트'로도 부르는데, HD 114082 b는 크기나 질량이 핫 스타트에는 전혀 맞지 않고, 콜드 스타트로도 설명하기에는 크기에 비해 질량이 너무 큰 것으로 제시됐다.

지금까지 행성의 반경과 질량이 파악된 3천만년이 안 된 어린 대형 행성은 HD 114082 b를 포함해 총 3개밖에 안 되지만 모두 핫스타트와는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논문 공동 저자 랄프 라운하르트는 "핫스타트 개념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현재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아직 거대 행성의 형성에 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현재 이론으로 따질 때 HD 114082 b는 질량과 비교해 너무 작다면서 이례적으로 큰 핵을 갖고 있거나 이론이 아예 틀렸거나, 혹은 둘 다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