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이중항체 ‘ABL001’(CTX-009)이 올해 담도암과 진행성 결장직장암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 임상에서 각각 다음 단계에 진입한다.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ABL00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DLL4·VEGF-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차세대 항암 치료제다. 컴퍼스와 한독이 각각 에이비엘바이오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컴퍼스는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를, 한독은 한국 내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컴퍼스는 올해 3분기에 담도암 미국 2·3상 시험을 시작한다. 항암화학요법인 ‘파클리탁셀’과의 병용 임상이다. 이전에 전신 화학 요법을 받은 절제 불가능한 진행성, 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한다. 환자를 무작위로 선별해 파클리탁셀과 조합된 ABL001 또는 파클리탁셀을 투여한다.

진행성 결장직장암 대상 미국 2상은 올 4분기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ABL001 단일 요법 임상이다.

토마스 슈츠 컴퍼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모든 임상 프로그램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담도암 대상 파클리탁셀 병용 임상을 (조만간) 미국에서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임상이 성공할 경우 신약 허가용 임상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컴퍼스는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ABL001의 담도암 2상을 승인받았다. 한독이 진행하고 있는 국내 2상의 1단계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컴퍼스는 지난 5월 담도암 2상의 우수한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ABL001은 총 24명의 환자에서 42%의 객관적 반응률(ORR)과 92%의 임상효용률(CBR)을 입증했다. 내약성이 우수했고 안전성 데이터(결과)는 1상과 일치했다고 했다.

경쟁사 대비 우수한 효능을 입증한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담도암의 1차 표준치료제로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병용요법이 사용된다. 표준치료의 ORR은 26.1%다. 2차 치료제는 여러 방법이 사용되지만 대표적인 게 ‘폴폭스’다. 폴폭스는 2차 치료 3상에서 ORR 5%,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0.9개월 연장 등의 미미한 효과를 보였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가 발표한 ‘PD-L1’ 항암제인 ‘임핀지’와 ‘젬시타빈’ 및 ‘시스플라틴’ 삼중병용 담도암 3상 결과에서 ORR은 26.7%였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담도암은 여전히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환으로, ABL001는 유효성에 있어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