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이서 테라퓨틱스는 7일(현지시간) 회사의 요소회로질환(UCD) 치료제 후보물질인 ‘ACER-001’의 신약허가신청(NDA)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 결정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에이서는 지난해 개량신약 허가 제도인 ‘505(b)(2)’를 활용해 ACER-001에 대해 NDA를 신청했다. FDA는 작년 10월5일 ACER-001의 NDA를 접수하면서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이달 5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회사 측은 “FDA로부터 ACER-001에 대한 검토가 계속 진행되고 있지만 승인 날짜가 정해지지는 않았다는 답을 들었다”며 “FDA가 서면으로 관련 결정을 회사에 통보하면 이를 보도자료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요소회로질환은 질소가 체내에 축적돼 암모니아 상태로 잔류하면서 뇌에 영향을 줘서 뇌손상이나 혼수상태를 유발하는 희귀 대사질환이다. 심각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에이서는 ACER-001로 유럽연합(EU)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열린 한 국제회의에서 “FDA의 긍정적인 답을 전제로 연내 EU에도 신약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에이서는 ACER-001을 단풍시럽뇨병(MSUD)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일부 필수 아미노산의 대사 장애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땀과 소변, 귀지 등에서 단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지난달 실적발표를 통해 이달 말까지 FDA에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하겠다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회사의 혈관성 엘러스-단로스 증후군(vEDS) 치료제 후보물질 ‘에드시보(EDSIVO)’의 임상 3상(DiSCOVER)에 대해 FDA와 특정임상계획평가(SPA) 협정을 체결했다.

SPA는 IND 신청과 별도로 임상 시작 전 평가지표와 통계적 유의성 확보 등 수행계획에 대해 FDA와 사전 협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잘못된 임상 설계에 따른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FDA의 동의 아래 짜여진 설계(프로토콜)인 만큼 SPA는 신약허가의 불확실성을 다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신약허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올 2분기 안으로 임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승인된 vEDS 치료제는 없다. 에드시보는 지난달 FDA로부터 'COL3A1' 양성 vEDS 환자의 치료를 위한 혁신의약품(BTD)으로 지정됐다.

부광약품은 올 3월 기준 에이서의 지분 3.81%를 보유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2015~2016년 2년에 걸쳐 총 400만달러(약 46억원)를 에이서에 투자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