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인공지능(AI)·검색 분야 글로벌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공격적 투자다.

김윤형 MIT 교수
김윤형 MIT 교수
네이버는 김윤형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35)와 칼 스트라토스 럿거스대 교수(34)를 ‘네이버 스칼라(Naver Scholar)’로 영입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네이버 스칼라는 미국·유럽 등에 있는 대학 및 연구기관 교수와 연구원 등이 기존 소속 기관에 그대로 재직하면서 미국 내 네이버 AI 센터 ‘네이버 서치 US’에서 서비스 개발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칼 스트라토스 럿거스대 교수
칼 스트라토스 럿거스대 교수
두 교수는 세계적 석학이면서도 젊다는 게 공통점이다. 1987년생인 김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MIT에서 조교수로 재직해왔다. 2014년 딥러닝 기술 중 하나인 ‘컨볼루션 신경망(Convolution Neural Network)’을 자연어처리(NLP) 분야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세계적으로 1만2000건 이상 인용됐다. 김 교수가 발표한 캐릭터 어웨어(Character-Aware) 언어모델과 오픈 NMT 기계번역 연구는 업계에서도 널리 사용되며 딥러닝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컬럼비아대 컴퓨터과학 박사 출신인 스트라토스 교수는 럿거스대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88년생인 스트라토스 교수는 자연어처리 분야의 권위 있는 학회로 평가받는 ACL, ENMLP, NAACL 등에서 머신러닝 분야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보이론 기반인 상호의존정보의 통계적 이론을 재정립해 AI 연구 방법론의 근본적인 방향성을 바꾸는 성과를 냈다.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구글 패큘티 리서치 어워드’ 등 다수 상을 받았다. 블룸버그 자연어처리 연구팀에서 자연어 이해(NLU) 서비스에 딥러닝 기술 도입을 총괄한 실무 경험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네이버 서치 US를 출범하면서 해외 인재 영입에 공들이고 있다. 네이버 서치 US는 출범 당시 영입된 김용범 책임리더가 이끌고 있다. 김 리더는 AI 개인 비서 코타나(마이크로소프트), 알렉사(아마존)의 핵심 기술 개발을 총괄했던 세계적 AI 전문가다. 이번에 영입된 두 교수는 김 리더와 함께 조직을 이끌 계획이다. 김광현 네이버 서치 CIC 대표는 “올해도 미국, 유럽 등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수한 연구 인력을 적극 영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인재 영입으로 AI·검색 분야 서비스 고도화를 노린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AI 기반 검색 시스템 ‘에어서치(AiRSearch)’를 선보였다. 에어서치는 검색 의도나 관심사에 따라 AI가 ‘맞춤형 결과’를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기존 서비스처럼 이미지·동영상·쇼핑·뉴스 등 정해진 콘텐츠 분류에 따라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관심도를 반영한 콘텐츠 뭉치인 ‘스마트 블록’ 형태로 제공된다는 게 다르다. 지난해 네이버 검색 총량 가운데 15%를 이 방식으로 수행했다. 회사는 이 비중을 연내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글로벌 인재를 중심으로 AI 연구개발을 강화할 것”이라며 “관련 기술을 일반 검색뿐만 아니라 쇼핑 검색, 웹툰 추천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