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사진=삼성전자 제공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해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이 2014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갤럭시A 시리즈 등 중저가 스마트폰이 선전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새해 초 갤럭시S21 팬에디션(FE), 갤럭시S22 등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해 모바일 사업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 담당 IM부문 매출은 27조~28조원, 영업이익 3조~3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 실적(매출 28조4210억원, 영업이익 3조3610억원)과 비슷하거나 약간 감소했다. 전년 동기(매출 22조3400억원, 영업이익 2조4200억원) 대비로는 매출은 5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6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매출 107~108조원, 영업이익 약 14조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2014년(14조60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출도 2019년(107조3000억원)과 비슷하거나 2014년(111조7000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 매출은 7조원 이상 뛰었다.

전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 등 악재 속에서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낸 셈이다. 작년 8월 출시한 갤럭시Z플립3, 갤럭시Z폴드3 등 3세대 폴더블폰이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들 제품은 디자인과 사용성, 내구성 등이 전작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와 함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더블폰만 800만대를 팔았다. 전년(200만대)의 4배로 뛰었다.

갤럭시A 시리즈의 신흥국 시장 판매 호조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동남아 시장 점유율 23%를 기록하며 중국 오포를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베트남의 시장 점유율은 49%에 이르렀다. 20만~60만원대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A 시리즈가 많이 팔린 영향이 컸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판매도 크게 늘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5일 "작년 여름 출시한 갤럭시 워치4 판매량이 전작 대비 세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새해 초 스마트폰 신제품을 집중 출시해 좋은 흐름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오는 11일 북미, 유럽 등 시장에 갤럭시S21 FE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플래그십(최상급) 기종인 갤럭시S21의 보급형 제품이다. 갤럭시S21과 성능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100달러 싸다.

다음달엔 플래그십 신제품 갤럭시S22가 출격한다. 갤럭시S22는 화면에 필기할 수 있는 S펜이 탑재되고 카메라·배터리 등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A 시리즈 모든 제품에 5G(5세대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등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력도 강화한다. 올 3분기엔 폴더블폰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업체와 애플의 공세에 시장 지배력이 약화하는 흐름이었으나 작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해는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고 폴더블폰 시장 성장세도 빨라질 것으로 보여 실적이 더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