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라이브커머스 스타트업 그립컴퍼니를 인수한다. 라이브커머스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그립컴퍼니를 약 1800억원에 인수한다. 그립컴퍼니 지분 48%를 보유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창업자인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는 지분율이 17%로 축소돼 2대 주주가 된다. 이번 투자에서 인정된 그립컴퍼니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김한나 대표를 포함한 창업자들의 구주 매각 당시 기업가치가 2000억원 수준이었던 데 비하면 가치가 두 배가량 높아진 셈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된 만큼 카카오가 그립컴퍼니를 절실히 원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카카오가 그립컴퍼니 경영을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설립된 그립컴퍼니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을 운영한다. 그립은 국내 최초 라이브커머스로, 방송자 1인이 실시간으로 이용자들과 소통하며 제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 플랫폼이다. 다른 라이브커머스보다 이용자와 그리퍼(1인 방송 진행자) 간 소통을 도와주는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립에 등록된 판매자 수는 1만 개가 넘는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출시한 카카오쇼핑라이브 플랫폼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빠르게 라이브커머스 이용자들을 모으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플랫폼으로서의 존재감과 그립컴퍼니의 라이브커머스 노하우를 잘 녹여낸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현재 다수의 IT, 유통 기업들이 뛰어드는 초창기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셀렉티브’에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도입하면서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백화점, CJ올리브영 등 전통 유통업체는 물론 무신사, 배달의민족 등 커머스 플랫폼도 뛰어들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는 모바일 실시간 소통에 특화된 ‘MZ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며 “차세대 먹거리로 삼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