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구팀 "초기 영장류 치아 7.5%에 충치 흔적…단 먹이가 원인인 듯"

5천400만 년 전에 살다가 멸종한 선사시대 영장류도 단 음식 섭취로 인한 충치를 앓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스카버러 소재 토론토대 키건 셀리그 교수팀은 10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서 에오세 초기의 영장류인 '마이크로숍스 라티덴스'(Microsyops latidens)의 치아 화석들을 분석한 결과 충치 유병률이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것은 포유류 화석에서 발견된 충치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라며 당도가 높은 과일이나 설탕 함량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 충치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사이테크 플러스] 단맛의 유혹은 언제부터?…5천400만년 전 영장류도 충치
충치는 현대인 대부분에게 영향을 미칠 만큼 흔한 질병이다.

특히 충치 발생은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인류의 음식 변화를 연구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충치는 인간에게만 있는 질병은 아니다.

인류 외의 다른 영장류에서도 먹이와 관련된 충치가 다양한 빈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화석으로 남아 있는 포유동물의 충치에 대해서는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미국 와이오밍주 남부 빅혼 분지에 있는 5천400만년 전 초기 에오세 지층에서 발견된 영장류 마이크로숍스 라티덴스의 치아 화석 1천30개를 분석했다.

이는 멸종 포유동물 충치 연구로는 가장 오래된 화석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분석 규모도 가장 크다.

분석 결과 전체 치아 화석의 7.5%인 77개에서 충치 흔적이 발견됐으며 이 같은 충치 유병률은 현재 살아 있는 영장류들의 충치 유병률보다 더 높은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현재의 영장류 중에서는 카푸친 원숭이 같은 세부스속(屬)과 타마린 같은 사귀누스속만이 마이크로숍스 라티덴스보다 충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특정 기간에 속하는 치아 화석 중에는 전체의 17.24%에서 충치 흔적이 발견되는 등 시기에 따라 충치 유병률이 큰 차이를 보였고, 치아 표면의 마모 흔적도 기간별로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일정 시기별로 충치 유병률과 치아 표면 마모 흔적이 다른 것은 마이크로숍스 라티덴스가 주로 먹은 음식의 종류와 당도가 비교적 짧은 기간에 크게 바뀌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초기 에오세에 발생한 기후 변동이 당시 식물의 성장과 마이크로숍스 라티덴스 같은 영장류가 먹을 수 있는 먹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화석으로 남아 있는 다른 동물군의 충치 연구를 위한 틀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