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팀 "실험 결과 사람 의도에 따라 개들의 반응 달라져"

개들도 사람들이 자신에게 하는 행동이 의도적인지 우연한 것인지 구분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역사 과학연구소(MPISHH) 줄리안 브라우어 박사팀은 2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서 투명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틈새로 먹이(보상)를 주면서 고의 또는 의도치 않게 먹이를 떨어뜨린 뒤 개의 행동을 관찰하는 실험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사이테크 플러스] "개는 딱 보면 안다, 주인 행동이 의도적인지 우연인지"
개는 반려동물로 오랜 시간을 인류와 함께하면서 유대감을 형성하는 다양한 기술을 익혀왔다.

이를 통해 '앉아', '누워', '굴러' 같은 말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하지만 개들이 인간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행동과 마음의 관계를 이해하는 소위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의 기본 요소이며 인간만의 고유 능력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개 51마리를 대상으로 각각 3가지 조건에서 실험했다.

첫번째는 먹이를 주려는 의도가 없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칸막이 틈새로 먹이를 주려다 말고 갑자기 내려놓았다.

두번째는 먹이를 주려는 의지는 있지만 실수로 못주는 상황으로, 먹이를 칸막이 틈새로 넘겨주다가 '우연히' 떨어뜨렸다.

세번째는 먹이를 주려 했지만 틈새가 막혀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 조건에서 연구자의 행동은 조금씩 다르지만 개들은 모두 먹이를 먹지 못했다.

연구팀은 개가 사람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으면 세 조건에서 다르게 행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들이 먹이를 주려는 의도가 없는 첫 조건에서 바로 먹이에 접근하지 않고 더 오래 기다릴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실험 결과 개들은 연구자가 실수 또는 틈새가 막혀있어 먹이를 주지 못한 경우보다 고의로 먹이를 주지 않은 첫 실험에서 더 오래 기다릴 뿐 아니라 환심을 사려는 행동으로 풀이되는 앉거나 눕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들이 연구자 실수 또는 막힌 틈새 때문에 먹이를 먹지 못한 경우에는 먹이를 먹기 위해 바로 접근하지만, 첫 조건에서는 연구자가 먹이를 줄 의도가 없다고 판단해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연구팀은 풀이했다.

연구팀은 개들이 연구자 행동이 의도적이냐 아니냐에 따라 명확하게 다른 행동을 보였다며 개들이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 속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 결과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고 개들의 행동에 대한 다른 해석 가능성에 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연구는 개들이 적어도 '마음이론'의 한 측면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첫 증거"라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