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과잉 규제로 지능화혁신 멈춰있어"
한국은 과도한 데이터·신산업 규제로 인공지능(AI)·디지털 혁신이 지연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낙인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 주력산업MD(투자관리자)는 1일 한국공학한림원이 연 ‘제1회 스마트디지털포럼’에서 “한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동력인 지능화 혁신(AIX)이 정체돼 향후 산업의 성장 속도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IX는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신기술로 경제·산업 전반을 지능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지능화 혁신의 핵심이 데이터인데 한국은 개인정보 보호, 규제에 치우쳐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이 제한된다”며 “기존 산업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로 인해 생겨난 신산업 진입 장벽도 문제”라고 말했다.

김 MD는 “신산업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산업 데이터를 업계 공동으로 분석·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력산업 대표 기업들은 자사의 AIX 전략을 소개했다. 박동일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최근 신형 쏘나타를 설계·개발하는 과정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공정 효율을 대폭 높였다”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와 장비 등을 가상 환경에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최준기 KT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은 “AI 스피커, 스마트팩토리 등 분야에서 지능화 혁신을 추진 중이고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미국, 중국 등이 AI 컴퓨팅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재원을 투입하고 있어 디지털 역량 차이가 벌어질까 걱정”이라며 “국가 차원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성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기업들이 지능화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 등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