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와 협력협정 맺고 '우주세제'·세탁기 개발…달 상주·화성 탐사에 "절실"
땀내 밴 더러운 옷 입고 버티는 우주비행사 위해 타이드 나섰다
물이 귀한 달이나 화성에서도 세탁기를 돌릴 수 있을까?
달 상주나 2~3년이 걸리는 화성 유인 탐사가 추진되면서 땀과 때로 찌든 옷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진지하게 연구될 예정이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우주비행사들이 속옷부터 운동복까지 모든 옷을 냄새가 나고 더러워져 더는 버틸 수 없을 때까지 입다가 폐기한다.

이 옷들은 모아두었다가 다른 쓰레기와 함께 폐기용 화물선에 실어 대기권 진입 과정에서 태워버린다.

하지만 화물선 공간이 빠듯하고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데다 폐기되는 옷의 양이 적지 않아 근본적인 해결책이 모색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세제를 생산해온 '프록터앤드갬블'(P&G)과 우주협력 협정을 맺고 우주에서 우주비행사들의 옷을 계속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 찾기에 나섰다.

P&G는 우선 올해 12월 우주용으로 맞춤 제작한 'NASA 타이드(Tide)' 세제를 ISS에 보내 6개월간 무중력상태에서 세제 효소와 기타 성분의 변화를 점검하고, 내년 5월에는 옷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잇는 얼룩 제거 펜과 물티슈를 보내 우주비행사들이 써보게 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물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탁기 겸 건조기도 개발 중이다.

달에 인간이 상주하거나 화성 탐사 때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지구의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주비행사들이 내놓는 빨랫감이 많아야 얼마나 되겠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따져보면 만만치 않다.

ISS에 거주하는 우주비행사 한 명에게 공급하기 위해 화물선으로 운반하는 옷만 1년에 73㎏에 달한다.

그만큼의 옷이 세탁을 못 해 폐기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러워진 옷을 입고 버텨야 하는 우주비행사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주비행사들은 무중력 상태에서 근육 손실과 뼈가 약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 2시간씩 운동을 하게 돼 있는데 그러다 보니 운동복은 곧바로 땀에 젖고 냄새가 배고 만다.

티셔츠와 반바지, 양말 등도 1주일이면 땀에 찌들고 더러워져 더는 입을 수 없다고 한다.

땀내 밴 더러운 옷 입고 버티는 우주비행사 위해 타이드 나섰다
이번 프로젝트의 대변인을 맡은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전직 NASA 우주비행사 릴랜드 멜빈은 "일주일 정도 입으면 이후엔 독성이 배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항균력을 강화해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옷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타이드'라는 유명 브랜드 세제를 생산해온 P&G가 나서게 된 것인데, 현재 개발 중인 세제나 세탁기 겸 건조기는 빨래한 물을 소변이나 땀을 재활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식수나 조리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멜빈은 "가장 좋은 해결책은 가장 다양하게 구성된 팀에서 나오는데, 타이드와 NASA의 조합만큼 더 다양한 것이 있겠느냐?"며 최선의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