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임상 3상 전 사용허가 밝혀
美 "중국·러시아 백신 사용 않겠다"
워싱턴DC 의회에서 열린 하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관련 특별소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이야기하고 있는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 사진=EPA

워싱턴DC 의회에서 열린 하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관련 특별소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이야기하고 있는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 사진=EPA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 등 국제 지침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전날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산부 장관이 러시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수십만회 접종분을 한 달 내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만투로프 장관이 언급한 백신은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 중으로, 지난달 말 임상 1상을 마쳤다고 알려졌다. 통상적인 절차를 고려하면 한 달 만에 임상 2,3상을 모두 마치고 생산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료계에서는 시간 상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지적한다.

지난달 29일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가 “8월10일 이전에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한 이후 16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을 고려하면 ‘선승인 후임상’을 하겠다는 의미다.

임상 3상은 최소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약의 안전성과 부작용을 검증하는 단계다. 임상 3상에서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신약 중 약 10% 만이 최종 승인을 받는다.

먼저 승인한 이후 최종 임상에 돌입한다는 러시아의 행보에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소한 5000명 규모로 임상시험을 해봐야 중요한 부작용을 발견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백신 개발이 시급하지만,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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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백신 개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중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임상 3상에서 요구하는 정밀함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칸시노 바이올로직, 시노백, 시노팜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사이언스는 임상 3상을 앞둔 칸시노 바이올로직은 3상이 완료되기 전 중국 정부가 군인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 허가를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전성이 완전하게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국제 사회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백신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이언스는 2018년에 있었던 중국의 백신 스캔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중국의 창춘창성 바이오테크놀로지는 2018년 불량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을 대량으로 판매하다 적발됐다. 불량 DPT 백신을 맞은 영유아들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나 국제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열린 코로나19 관련 청문회에서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개발한 백신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역시 백신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방역당국은 근거와 신뢰를 바탕으로 충분히 검증된 안전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기업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이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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