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태·곽상규·백종범 교수팀, 루테늄 기반 촉매 만들어
모든 산도 범위에서 성능·안정성 높아…물 전기분해 때 1천500시간 작동
UNIST, 산성·염기성 안 가리고 수소 발생 돕는 촉매 개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할 때 전기화학 반응을 도우면서, 산성과 염기성 용액 모두에서 잘 작동하는 촉매를 개발했다.

김건태·곽상규·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물 전기 분해와 같은 전기화학 반응에서 산도(pH)를 가리지 않고 안정성이 뛰어난 루테늄 기반 촉매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많이 사용되는 백금 촉매는 염기성 전해질에서 내구성이 떨어지는데,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산성과 염기성뿐 아니라 중성 용액에서도 잘 작동하는 장점이 있다.

순수한 물은 전기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염기성이나 산성 전해질을 첨가한다.

촉매는 이때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여주는 물질이다.

소모되는 에너지를 많이 줄여줄수록 효율적인 촉매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물 분해와 같은 각종 전기화학 반응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면, 효율성과 더불어 장시간 작동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촉매가 필요하다.

백금은 효율은 높지만, 염기성에서 쉽게 부식(산화)해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루테늄 금속을 2차원 탄소 물질인 그래핀의 가장자리(edge)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환원)하는 방법을 이용해, 효율은 높으면서 전 범위의 산도에서 내구성이 강한 루테늄 기반 촉매 구조를 개발했다.

이 촉매 구조는 루테늄이 그래핀 가장자리에만 결합해 그래핀 지지체 평면(basal plane)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 효율과 내구성이 모두 높은 특징을 보인다.

이는 그래핀 가장자리에만 질소를 도핑(doping·순수한 물질에 불순물을 첨가하는 것)하면, 루테늄이 질소를 따라 가장자리 부분에만 결합하는 현상을 이용했다.

전자를 받으려는 질소와 전자를 주려는 루테늄의 성질을 활용한 것이다.

UNIST, 산성·염기성 안 가리고 수소 발생 돕는 촉매 개발
연구진은 개발한 촉매를 물 전기 분해 시스템에 적용한 결과, 산도와 관계없이 1천500시간 동안 작동하는 점을 확인했다.

김건태 교수는 "선택적 도핑을 통해 가격도 저렴하고, 중성을 포함한 모든 산도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촉매를 개발했다"라면서 "이산화탄소가 포화한 중성 환경에서도 잘 작동하기 때문에 물 전기 분해 시스템뿐 아니라, 수계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의 상용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 이달 6일 자에 온라인으로 공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