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 '빨간불'

美 로스앨러모스연구소 분석
인체 세포 침투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일부 변화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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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돌연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 인플루엔자 감시망인 ‘GISAID’에 등록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의 유전자와 위치 데이터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대륙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코로나19를 일으키고 있는 바이러스가 대부분 D614G 변이가 일어난 돌연변이임이 밝혀졌다. 코로나바이러스 돌연변이는 유럽에서 시작해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로 퍼져나갔고 아시아까지 도달했다.

D614G 변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돌기형 단백질인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가 변하는 것을 말한다. 스파이크 단백질 전체 구조를 보면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전파력은 훨씬 강해진다. 지난 6월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스크립스연구소가 생물학 분야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드(bioRxiv)’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D614G 변이를 일으킨 바이러스는 그렇지 않은 바이러스보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약 5배 더 많이 만들어낸다. 당시 연구진은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하게 된 것이 변이 바이러스 때문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는 3일 생물학 국제 학술지인 ‘셀’에 발표한 논문에서 D614G 변이를 일으킨 바이러스가 초기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갔던 양상과 비슷하게 전파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변이 바이러스가 진화적으로 생존에 적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적신호가 켜졌다. 변이된 코로나바이러스가 자리 잡는다면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이 환자들에게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백신 개발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한다. 바이오 기업 및 대학 등과 함께 산학연 컨소시엄을 이뤄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제롬 김 사무총장은 “이번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회복한 사람들이 가진 항체가 이전의 바이러스와 변이된 바이러스를 모두 중화시켰다”며 “현재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백신 후보군에서도 같은 반응이 일어나는지 실험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90개 이상이며, 항체 연구를 하고 있는 곳도 50개가 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국제백신연구소, 제넥신 등 6개 기관이 참여하는 산학연 컨소시엄,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은 연구 초기 단계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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