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질환 신약개발 전문기업 젠센(대표 이성호) 24일 총 22억원의 시드(SEED) 투자 펀딩(자금모집)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이에스인베스터, 케이엔투자파트너스, 패스파인더에이치와 TIPS(민간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운용사 휴젤이 참여했다.

젠센은 "이번 투자 유치로 현재 개발 중인 루푸스 관련 신약 후보 물질들을 이용한 국내외 초기 비임상 시험을 수행하고 새로운 펩타이드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고 했다.

젠센은 펩타이드 기반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로, 다수의 펩타이드 신약후보물질군(GSP series)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중 희귀질환인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SLE)를 타겟으로 한 파이프라인 개발이 돋보이는 곳이다.

젠센의 펩타이드 파이프라인(GSP series)은 24-36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펩타이드 물질로 세포 내로 투과하는 물질이다. GSP는 세포 내에서 단백질 상호작용을 저해하는 물질(PPI, protein-protein interaction)로서 면역과 관련된 톨 유사 수용체(Toll-like receptor, TLR)에 작용한다.

젠센은 초기 시드 투자 유치 전까지 보유한 물질을 이용해 루푸스 마우스 모델에서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었다. 투자 유치를 계기로 영국의 UCL(University College London)과 루푸스 환자 혈액 샘플을 이용한 공동 연구와 후보물질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젠센은 지난달 UCL과 루푸스 및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개발을 위해 향후 3년간 공동 연구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연내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2020년 2월부터 UCL이 보유한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젠센이 보유한 후보물질들의 루푸스 및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유효성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UCL은 지난 40여년간의 임상 실험을 통해 전세계 두번째로 많은 루푸스 관련 환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이에스인베스터 문세영 팀장은 "루푸스는 면역신호와 관련된 희귀질환이지만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환자들에게 충분히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가 없어 의료 미충족 수요(medical unmet needs)가 있는 질환"이라며 "젠센이 보유한 물질은 탄탄한 기초연구로 면역신호 관련 효능에 대해 검증이 이뤄졌고 TLR 신호전달과 관련해 세포 내에서 작용하는 약물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성이 큰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젠센은 GSP 물질들의 유효성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하반기에 최적의 GSP를 가지고 전임상(pre-clinical trial)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2021년에는 임상 1상을 위한 IND를 제출하는 것이 목표다.

젠센은 장기간 TLR 신호 전달과 제어 관련 연구를 수행한 아주대학교 최상돈 교수의 기초연구 결과를 도입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젠센 관계자는 "TLR이 다양한 면역 관련 신호와 관련되어 향후 루푸스(SLE) 외에도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을 포함한 면역반응 관련 질환 치료제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