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정보기술(IT)의 바다는 역동적입니다. 감탄을 자아내는 신기술이 밀물처럼 밀려오지만 어렵고 생소한 개념이 넘실대는 통에 깊이 다가서기 어렵습니다. 독자들의 보다 즐거운 탐험을 위해 IT의 바다 한가운데서 매주 생생한 '텔레파시'를 전하겠습니다.
샤오미 레드미 에어닷(온라인 쇼핑몰 제품 소개 이미지 갈무리)
샤오미 레드미 에어닷(온라인 쇼핑몰 제품 소개 이미지 갈무리)
"싸니까 잃어버려도 부담 없어요. 또 사면 되죠."
"가격 대비 성능도, 휴대성도 좋습니다. 중국 제품이 날로 발전하니 한편으론 걱정이네요."


애플 에어팟이 독주 중인 무선이어폰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맹추격에 나섰다. 기술 굴기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무장한 중국 샤오미, 큐씨와이(QCY)의 무선이어폰은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호평 일색이다. 샤오미는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전자를 제쳤을 정도다.

IT(정보기술) 업체들의 새 격전지로 부상한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얼마나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4월 기존 에어닷 후속 제품으로 '레드미 에어닷'을 출시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과 이베이에서는 10~20달러대, 국내에서는 2만원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애플이 최근 출시한 에어팟 프로(32만9000원)는 물론이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버즈(15만9500원), LG전자의 톤플러스 프리(25만9000원)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다.

물론 주변 소음을 제거하는 '노이즈캔슬링'이나 자외선 살균, 생활방수 등 고성능 기능을 탑재한 건 아니다. '값비싼' 기능을 뺀 대신 △블루투스 5.0 △4.1그램 초경량 △4시간 연속 사용(충전 케이스 함께 사용시 12시간) △음성 제어 등 최소한의 필수 기능만 탑재해 가성비를 채웠다.
QCY-T5(사진=QCY 홈페이지)
QCY-T5(사진=QCY 홈페이지)
1만~2만원대에 구매 가능한 QCY 제품도 보급형 무선이어폰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9월 출시된 신작 QCY-T5는 △블루투스 5.0 △게임모드 △단독 페어링 △AAC오디오 코텍 탑재 △5시간 연속 사용(충전 케이스 함께 사용 시 25시간) △4.3그램 초경량 △터치패드 △음성 제어 △생활방수 등의 기능을 갖췄다. T5 가격도 3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국내 이용자들의 해외 직구(직접 구매) 행렬이 이어지는 이유다.

국내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샤오미 레드미 에어닷은 5점 만점에 사용자 평점 4.4를 받았다. 한 이용자는 "20만원대 에어팟의 느낌을 2만원 제품에서 찾는 건 무리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품질이 매우 훌륭하다"고 했다. 또 다른 고객은 "페어링도 잘 되고 착용감도 좋아 마음에 든다. 가격 대비 성능이 최고"라고 덧붙였다.

QCY-T5 구매 고객은 "게이밍 모드가 이 제품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레이턴시(자극과 반응 사이의 시간)는 기대 이상"이라며 "단점이 보이더라도 가격을 생각하면 용서 가능한 수준의 단점"이라고 평가했다.
QCY-T5(사진=QCY 홈페이지)
QCY-T5(사진=QCY 홈페이지)
샤오미와 QCY를 필두로 중국 업체들은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세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9%의 점유율로 2위로 올라섰다.

애플은 1위 자리를 수성했지만 점유율은 올 2분기 53%에서 3분기 4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8%에서 6%로 줄면서 2위 자리를 샤오미에 내주고 3위로 밀려났다.

글로벌 무선이어폰 판매량은 올 3분기 3300만대로 전 분기 대비 22% 성장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 시장이 2021년 270억달러(약 3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를 보이는 가운데 무선이어폰 시장이 IT 업체들의 격전장이 되는 모양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보다 중국 업체들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기술력 차이는 빠르게 좁혀지는데 가격은 10분의 1 수준이라 갈수록 중국 업체 시장지배력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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