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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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상화폐(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900만원선을 내주며 급락했다. 그 원인으로 "구글이 발표한 양자컴퓨터 때문"이란 주장이 주목 받았지만 이는 과대평가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한동안 900만원 중반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23일 오후 9시경부터 100만원 가까이 급락해 25일 870만원대(빗썸 기준)를 유지 중이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양자컴퓨터 개발 소식이 업계 전반에 공포를 일으켜 투매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칩 '시커모어'는 슈퍼컴퓨터로도 1만년이 걸리는 난수 증명 문제 처리를 3분20초 만에 해결했다. 양자컴퓨터의 뛰어난 연산능력으로 인해 블록체인을 포함한 시중 암호화 체계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이 같은 주장이 과대평가 됐다고 반박했다. IBM 연구진은 블로그를 통해 "해당 난수 증명 문제는 현존하는 슈퍼컴퓨터로도 2.5일 내 처리 가능하다"며 구글의 양자컴퓨터 성능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가상화폐(암호화폐)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도 트위터를 통해 "양자 우월성이 증명된 것과 실제 사용가능한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마치 수소 폭탄과 핵융합의 관계와 비슷하다"며 "현상을 증명해내고 그로부터 에너지를 추출해내는 능력까지 갖췄다 해도 이를 활용해 실용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건 여전히 머나먼 미래”라고 꼬집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특히 블록체인의 경우 기존 암호화 생태계와는 달리 양자컴퓨터가 특별히 두각을 드러내기 어려운 '해시 연산'이 주를 이룬다는 점도 짚었다

최근의 비트코인 시세 폭락은 이보다는 지난 23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열린 페이스북 주도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 청문회 영향으로 봐야 한다는 게 블록체인 업계의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청문회에 출석해 리브라에 대해 격론을 벌였을 때가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시점"이라며 "청문회에서 당국의 리브라 반대 기조를 재확인한 게 시세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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