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미국 연구진과 공동 논문
수학으로 넓은 공간서 세포끼리 통하는 이유 풀어내
한미 연구진이 수학 모델을 기반으로 세포 간 상호작용 원리를 규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는 15일 미국 라이스대 매튜 베넷 교수·휴스턴대 크레시미르 조식 교수팀과 함께 세포가 넓은 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세포는 신호 전달 분자(Signaling molecule)를 이용해 의사소통하는데, 이 신호는 보통 아주 짧은 거리만 도달할 수 있다.

그런데도 세포는 넓은 공간에서도 상호작용하며 동기화를 이뤄낸다.

연구팀은 그 이유를 살피기 위해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전사 회로를 만들었다.

이어 이 회로를 박테리아(E. coli)에 구축해 주기적으로 신호 전달 분자를 방출하게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100㎛ 정도 되는 좁은 공간에 균을 배양했을 때 모든 박테리아는 같은 시간에 주기적으로 동시에 분자를 내보냈다.

2㎜ 정도 공간 범위를 넓히자 상황은 조금 복잡해졌다.

특정한 경우에만 전체 동기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수학으로 넓은 공간서 세포끼리 통하는 이유 풀어내
그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합성 네트워크 조절과 수리 모델링을 통한 시뮬레이션을 시도했다.

고차원의 편미분방정식을 1차원 원 위의 움직임으로 도식화했더니 박테리아 사이의 상호작용을 원 위를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두 점으로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사적 양성 피드백 루프'로 불리는 시스템하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두 점의 차이가 줄어들어 결국 동시에 움직이게 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김재경 교수는 "비유하자면 세포가 자신의 목소리는 낮추고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며 "수학을 이용한 복잡한 시스템의 단순화 없이는 이런 원리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학으로 넓은 공간서 세포끼리 통하는 이유 풀어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 14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