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 모어 왐 최고경영자(사진=김산하 기자)
멜라니 모어 왐 최고경영자(사진=김산하 기자)
"유튜브 등 IT(정보기술) 플랫폼들은 광고로 돈을 벌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스킵(skip: 건너뛰기) 버튼을 누르죠. 사람들은 광고를 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입소문 플랫폼 '왐(WOM) 프로토콜'을 내놓은 이유입니다."

지난 11일 서울시 강남구 한 카페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한 멜라니 모어 왐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미래에는 '광고 없는 마케팅'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독일 출신인 모어 CEO는 20년 이상 미디어 및 마케팅 분야에서 일해온 베테랑으로 실사용자 17만명이 사용하는 온라인 리뷰 애플리케이션(앱) '예이(YEAY)' 창업자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광고 대신 사람들의 '추천'에 의한 마케팅이 대세가 될 겁니다. 다만 지금은 당신이 친구에게 특정 브랜드를 추천한다고 해서 보상을 받진 못하잖아요. 특정 아이템을 추천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몇몇 인플루언서들뿐이죠."

모어 CEO는 입소문을 내는 일반인들, 즉 '마이크로-인플루언서'들에게도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한 건의 추천을 하더라도 정직하고 제대로 된 리뷰를 하고, 실제 구매에 역할을 미친 사람이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돈을 받고 추천을 해줄 뿐이에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은 인플루언서가 돈을 받고 상품을 홍보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요. 이러한 '거짓 홍보'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진짜 리뷰'가 아니니까요."

기업들의 막대한 광고 비용 지출에도 광고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짚은 그는 왐 프로토콜을 통해 "비용 낭비를 줄이면서 참여자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지급해 왜곡된 마케팅 시장을 바로잡고 싶다"고 설명했다.
멜라니 모어 왐 최고경영자(사진=김산하 기자)
멜라니 모어 왐 최고경영자(사진=김산하 기자)
왐 프로토콜에는 일종의 검증시스템이 있다. 수많은 검증자들이 리뷰 콘텐츠를 보고 퀄리티 있는 리뷰인지, 믿을 만한 평가를 하는지 등을 평가해 질 좋은 리뷰를 하는 인플루언서들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형태로 설계했다.

검증 시스템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작동된다. 콘텐츠 제작자들의 리뷰나 검증자들의 평가는 블록체인에 기록돼 조작할 수 없게 했다. 질이 떨어지거나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 제작자나 검증자들은 그 기록이 쌓여 자연 도태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유저들이 콘텐츠 제작자 리뷰를 보고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 자체 암호화폐인 '왐 토큰'으로 즉시 보상을 지급받아 질 좋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왐 프로토콜에서는 진실하고 믿을 수 있는 리뷰만 써야 합니다. 그런 인플루언서들만 돈을 벌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모어 CEO는 왐 프로토콜이 여타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들과 차이가 나는 점은 바로 이같은 '검증자 시스템'이라고 힘줘 말했다. 단순히 '좋아요'를 많이 받느냐보다 해당 리뷰 퀄리티를 우선적으로 검증해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얻게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왐 프로토콜은 플랫폼 내 리뷰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기존 광고 시장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브랜드가 인플루언서들에게 돈을 주고 홍보를 시키는 게 아니라, 정말 좋은 리뷰 콘텐츠를 제작한 사람들에게 보상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겁니다."

왐 프로토콜은 현재 한국어 버전의 '예이' 앱과 공식 웹사이트를 공개하며 한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곧 한국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도 동시에 진행한다. 싱가포르의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글로벌의 '글로벌 스테이징' 이벤트 등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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