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왼쪽)와 고니시 류사쿠 니혼조키 최고경영자가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시지바이오 서울사무소에서 수출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시지바이오 제공
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왼쪽)와 고니시 류사쿠 니혼조키 최고경영자가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시지바이오 서울사무소에서 수출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시지바이오 제공
재생의료 전문기업 시지바이오가 일본 제약사 니혼조키와 6000억원 규모의 골 재생 신약 ‘노보시스 퍼티’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15년, 계약금은 1200만달러다.

노보시스 퍼티는 골 재생 능력이 뛰어난 골 형성 촉진 단백질 ‘rhBMP-2’에 세라믹으로 제작된 합성지지체를 접목한 신약이다. 뼈가 손상됐을 때 인체의 줄기세포를 골세포로 빠르게 분화시켜 새로운 뼈가 만들어지는 속도를 높인다. 이 제품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과제로 선정돼 30억원의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받아 개발한 것이다. 시지바이오는 rhBMP-2를 탑재할 수 있는 지지체를 구성하는 생체 활성 세라믹 소재를 국산화하고 양산 공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이에 대한 국제특허(PCT)를 출원한 상태다. rhBMP-2는 대웅제약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에서 고순도로 제조한다.

회사 관계자는 “rhBMP-2를 천천히 방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적용해 다른 지지체에 비해 생체반응이 균일하고 부작용이 적다”며 “최초 침습적인 척추수술에 적합하도록 편의성을 높였다”고 했다.

1939년 일본 오사카에서 설립된 니혼조키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에 쓰이는 만성통증 완화 치료제가 주력 제품인 기업이다. 시지바이오 관계자는 “일본 제약업계에서는 서구 선진국 기술을 높이 평가하지만 한국은 낮게 평가하는 보수적인 시각이 있다”며 “그럼에도 니혼조키는 임상의들의 자문을 통해 노보시스 퍼티 제품력을 1년 가까이 검토한 끝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니혼조키는 1994년 중국에 진출해 지금까지 사업을 하고 있어 향후 시지바이오가 중국에 진출하는 데 디딤돌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는 “노보시스 퍼티는 2030년까지 연 매출 2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연간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법인을 세워 직접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 이른 시일 안에 임상시험을 하고 허가를 받아 메드트로닉의 ‘인퓨즈’가 독식하고 있는 골 형성 단백질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