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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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사랑도 내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딱 하나 빼고. 몸은 내 의지대로 바꿀 수 있다.”

국내 유명 모델 한혜진 씨가 한 방송에 나와 한 얘기다. 맞는 말이라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몸을 보고 생각을 바꾸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몸마저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포기하지 말자. 의지가 박약하다면 좀 더 똑똑하게 내 몸을 바꿀 수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다가오는 여름, 사람들의 자신감을 높여줄 ‘스마트 다이어트’에 대해 알아봤다.

나에게 맞는 운동량을 알려주는 헬스장

아무리 굶고 뛰고…비싼 PT도 효과 없다면 '비만 유전자' 검사 해보세요
다이어트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운동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인상 쓰며 열심히 하는 게 대수는 아니다. 개인마다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운동량이 따로 있다. 이를 알려주는 운동 처방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는 헬스장을 찾아가보자.

서울 상암동에 있는 스마트짐 ‘온핏스마트짐’은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기업 인프라웨어테크놀러지가 운영하는 똑똑한 헬스장이다. 이곳에는 헬스트레이너가 주간에 1명, 야간에 2명밖에 없다. 더구나 이들은 “하나 더!”를 외치지 않는 착한 트레이너다. 대신 이 회사가 미국스포츠의학회를 비롯한 운동 연구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개발한 운동 처방 알고리즘이 운동을 가르쳐준다.

온핏스마트짐의 대부분 운동기구에는 이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 사용자의 키와 몸무게, 최대 근력, 최대 산소 섭취량 등을 고려해 최상의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운동량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러닝머신은 사용자의 최대 산소 섭취량에 맞는 최적의 속도, 시간, 경사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근력운동기구도 비슷하다. 이 헬스장의 1년 회원권은 50만원 정도다.

헬스케어 기업 피트도 자체 개발한 운동 처방 알고리즘 피트(FITT)를 전국 1000여 곳의 헬스장에 공급했다. 홍석재 피트 대표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다.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은 내가 얼마나 멀리 오래 뛰었는지가 아니라 자신의 심폐지구력과 거기에 맞는 최선의 운동법이죠.” 내게 맞는 운동량을 인지한다면 덜 힘들고 더 효과적인 다이어트, 가능하다.

혹시 내게도 비만 유전자가?

노력한 만큼 이상하게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면 문제는 다이어트 의지가 아니라 유전자가 문제일 수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살이 안 찌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아무리 많이 먹고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체중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지 않는다.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내 유전자를 잘 알면 좀 더 똑똑하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유전자 검사를 하려면 꼭 의료기관에 가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 편히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소비자 의뢰 유전자검사(DTC)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신청만 하면 유전자 검사 키트를 받을 수 있다. 침이나 구강상피세포 등 유전자 검체를 채취한 다음 DTC 기업에 보내면 1~2주 후 비만 유전자 유무, 필수 섭취 식품, 유용한 생활습관 등이 담긴 결과지를 받을 수 있다. 요즘은 유전자 결과에 따라 적합한 건강기능식품까지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지금은 DTC로 검사할 수 있는 비만 관련 항목이 체질량지수, 콜레스테롤, 과식위험도, 포만감 민감도, 중성지방 등으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가 테라젠이텍스를 대상으로 18개월간 서울 거주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식욕 조절, 지방대사, 염증 등 비만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6가지 항목에 대해 추가로 검사할 수 있게 허용하면서 유전자 검사 기반 다이어트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됐다. 다이어트에 좋다고 해서 먹었는데 효과가 없다면 한 번쯤은 내 유전자를 의심해보자.

장 건강 지키면서 다이어트도

장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의외의 다이어트 비법이다. 요즘 인기가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이론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 환경이 좋으면 비만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 2006년 미국 워싱턴대의 한 연구에 따르면 체내에 미생물이 없는 무균 쥐에게 뚱뚱한 쥐와 마른 쥐의 대변을 각각 넣어줬더니 동일한 양의 먹이를 먹어도 뚱뚱한 쥐의 대변이 주입된 쥐가 마른 쥐의 대변이 주입된 쥐보다 2배 더 체중이 늘었다.

유한양행 뉴오리진이 출시한 ‘다이어트 프로바이오틱스’에는 한국인 산모의 모유에서 분리·배양한 유산균이 들어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장 건강은 물론 체지방, 내장지방, 허리둘레, 체질량지수 등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가장 똑똑한 다이어트는 무엇보다도 건강을 지키면서 멋진 몸매를 가꾸는 것이다. 건강을 망치면서까지 살을 빼거나 근육을 키우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이론적으로 적절한 체중 감량 목표는 1개월에 1.5~2㎏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