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푸드테크 레스토랑' 레귤러식스 가보니…가상화폐로 곰탕 계산, 로봇이 만든 커피 마셔
윤희은기자
입력2019.06.17 17:50
수정2019.06.18 02:07
지면A16
블록체인·AI·로봇 기술 총집결
'팡셔틀' 로봇이 빵과 커피 서빙
AI가 고기 숙성·상추 재배도
“결제되셨습니다.”
17일 서울 테헤란로 지하의 한 푸드코트. 스마트폰에 띄워진 QR코드를 카운터에 내밀자마자 1만5000원짜리 평화옥 곰탕이 결제됐다는 메시지가 들어왔다. 곰탕 메뉴를 결제한 건 현금이 아니다. 1만5000원에 해당하는 0.00137576비트코인이다.
덴마크 유니버설로봇의 협동로봇 ‘바리스’가 17일 서울 강남 레귤러식스 내 카페 ‘라운지엑스’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만들고 있다(큰 사진). 작은 사진은 가상화폐로 메뉴를 결제하는 모습. /유니버설로봇·레귤러식스 제공로봇이 직접 커피 핸드드립
지난 13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 블록체인·인공지능(AI)·협동로봇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푸드테크(음식+기술) 레스토랑 ‘레귤러식스’가 문을 열었다. 규모는 3300㎡에 달한다.
푸드코트 입구에 들어서자 협동로봇이 근무하는 커피숍 ‘라운지엑스’가 가장 먼저 맞이했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로봇을 말한다. 일하다가 사람과 부딪치면 작동을 멈추는 등 안전 기능을 갖췄다.
주문에 따라 커피로봇 ‘바리스’가 커피 핸드드립을 했다. 나선형 등 개성 있는 드립 방식을 선보이기도 하고, 물줄기도 스스로 조정했다. 완성된 빵과 커피는 ‘팡셔틀’이라는 서빙로봇이 매장 내 고객에게 전달했다.
바리스는 프로그래머와 전문 바리스타의 합작품으로 개발됐다. 글로벌 로봇기업 유니버설로봇의 ‘UR3e’를 개조했다. 레귤러식스 기획을 총괄한 황성재 라운지랩 대표는 “웬만한 바리스타 수준의 핸드드립 완성도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푸드코트로 좀 더 들어가니 월향, 평화옥, 조선횟집 등의 입점 레스토랑이 자리했다. 결제하려면 중앙 카운터로 가야 했다. 결제 과정에서는 신용카드나 현금이 쓰이기도 하지만, 가상화폐를 사용할 수도 있었다.
방식은 간단하다. 빗썸 등의 가상화폐거래소나 개인 전용지갑에 보유하고 있던 가상화폐를 레귤러식스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이동시킨다. 앱은 시세에 맞춰 가상화폐를 전용 포인트로 변환하고, 이렇게 변환한 포인트로 다양한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결제할 때는 QR코드를 띄웠다. 카카오페이, L페이 등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만든 페이민트가 개발한 기술이다.
가상화폐 결제 고객에게는 더 특별한 혜택이 주어졌다. 적립금에 따라 레귤러식스에서 쓸 수 있는 전용 포인트가 5%씩 적립됐다. 황 대표는 “가상화폐로 실물 결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런 결제 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AI가 고기 숙성·상추 재배
푸드코트 가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유리에 둘러싸인 커다란 고기 저장고가 보였다. 일반 저장고가 아니다. AI가 관리하는 ‘AI 드라이에이징 센터’였다.
AI는 여섯 명의 드라이에이징 장인의 방식을 학습했다. 최적의 시간에 걸쳐 최적의 온도·습도로 고기를 숙성한다. 고기는 가장 맛이 좋을 무렵에 레귤러식스 레스토랑 중 하나인 ‘산방돼지’로 간다.
이 기술을 도입한 이종근 육그램 대표는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실제 장인과 똑같은 수준의 드라이에이징을 구현하려고 한다”며 “1년 안에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기 칸 밑에는 상추가 자라고 있었다. 역시 AI가 키우는 상추다. 사람이 하는 것처럼 씨를 뿌리고, 물을 줘서 키운 뒤 적당히 자라면 뽑아서 고객들의 식탁에 올린다.
레귤러식스는 10곳이 넘는 정보기술(IT) 기업과 외식 기업의 합작품이다. 이여영 월향 대표는 “강남 한복판에서 음식과 기술을 한눈에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이겠다는 목적으로 조성했다”며 “레귤러식스가 내놓는 신기술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블록체인 해외송금 서비스 ‘크로스’를 제공하고 있는 코인원트랜스퍼가 SBI 리플 아시아와 국내 블록체인 해외송금 활성화를 위한 협업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SBI 리플 아시아는 일본 SBI홀딩스와 미국 리플사의 합작사다. 코인원트랜스퍼와 SBI 리플 아시아는 전략적 협업을 통해 △국내 금융사, 핀테크 및 블록체인 스타트업과 리플의 네트워킹 지원 △리플의 해외송금 솔루션 홍보 및 마케팅을 통한 블록체인 해외송금 신뢰도 구축 △블록체인 해외송금 협업 성과 공유를 통한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 등에 대한 노력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코인원트랜스퍼는 SBI 리플 아시아와의 블록체인 해외송금 활성화 프로그램 계약 체결을 기념해 크로스 신규 가입자 3,000명을 대상으로 태국 해외송금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다. 크로스에 가입하고 실명 인증을 완료하면 태국 내 모든 은행계좌로 송금 가능한 1만원 상당의 태국 바트(THB)가 충전되어 크로스 해외송금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다. 코인원트랜스퍼의 신원희 사업대표는 “코인원트랜스퍼와 SBI 리플 아시아의 협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을 위해 코인원트랜스퍼와 SBI 리플 아시아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BI 리플 아시아 관계자는 “리플의 엑스커런트는 블록체인 기반의 차세대 해외송금 솔루션으로, 전세계적으로 2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며, “코인원트랜스퍼와 SBI 리플 아시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국에서도 엑스커런트를 포함한 블록체인 솔루션의 상용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인원트랜스퍼는 지난해 5월 SBI 리플 아시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리플의 엑스커런트 솔루션을 크로스에 도입한 바 있다. 현재 크로스를 통해 송금 가능한 국가는 중국, 태국, 필리핀 등 8개 국가이며, 송금 시 국가별로 최소 3분에서 48시간 이내에 송금이 완료된다. 송금 수수료는 1% 수준으로 전해진다.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배스킨라빈스와 파리바게뜨 등을 운영하는 SPC그룹이 암호화폐 사업자인 '캐리프로토콜' 과의 제휴서비스를 통해 가상화폐(암호화폐)를 받을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SPC그룹은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모든 해피포인트 가맹점에서 포인트를 2배로 지급하는 '더블 적립' 이벤트를 진행한다. 희망 소비자에 한해 캐리 프로토콜의 암호화폐를 추가해 해피포인트와 동일한 가치만큼 지급한다.SPC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는 SPC의 모든 가맹점에 해당된다"며 "캐리 가상화폐 추가적립을 원하는 소비자는 캐리 홈페이지 가입 후 적립 가능하다"고 말했다.해피포인트는 SPC그룹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파스구찌 등 SPC 그룹 12개 브랜드에서 적립 및 사용 가능하다. 캐리 프로토콜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오프라인 상품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소비자는 캐리 프로토콜의 오프라인 제휴사에서 상품구매 포인트를 적립할 때 구매 데이터를 업로드하거나 광고수신에 동의하면 '캐리 토큰'을 보상받는다.이용자는 데이터를 제공하고 보상받은 캐리 토큰을 일정 수준 적립해 캐리 프로토콜 제휴사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할 수 있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2014년 3월 미국 LA타임스는 로봇 기자가 작성한 지진 속보 기사를 내보냈다. 물론 인간의 모습을 본뜬 휴머노이드 로봇이 키보드 자판을 두드린 것은 아니다. LA타임스의 로봇 기자는 실제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이다.로봇 기자가 나타났다‘퀘이크봇’이라고 불리는 이 자동화 프로그램은 정해진 알고리즘에 맞춰 인터넷상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그 속에서 쓸 만한 기삿거리를 찾는다. 그런 뒤에 어떤 각도로 기사를 쓸지 결정하고 수집한 정보를 배열한 뒤 인간이 사용하는 자연 언어로 기사를 작성한다.아직까지 로봇 기자들은 스포츠, 날씨, 증권 분야의 기사를 작성하는 데 국한돼 쓰인다. 하지만 로봇 기자의 등장이 실제 ‘인간 기자’들에게 미친 충격파는 이미 꽤 큰 듯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래의 10대 몰락 직종’에서 우체부, 농부, 계량기 검침원에 이어 4위에 신문 기자를 올리기도 했다.인간은 기계와 경쟁하고 있다. 과연 앞으로 이 경쟁에서 어떤 승부가 날까? 더구나 단순한 기계가 아닌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기계라면 어떻게 될까? 이미 물리적인 힘에서는 기계가 인간을 앞선 지 오래됐다. 이제는 꽤 복잡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일에서도 기계가 인간을 앞설지 모를 일이다.러시아 출신의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가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와의 체스 게임에서 패배한 사건은 대단히 상징적이다. 인간이 지능을 사용하는 게임에서 기계에 패배한 사건으로 당시 무척 화제가 됐다. 조만간 SF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기계 군단이 인간을 지배하게 될 것만 같았다.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후 여러 차례 벌어진 체스 게임에서 최고의 고수는 인간도, 컴퓨터도 아니었다. 흥미롭게도 인간과 컴퓨터가 함께 팀을 구성했을 때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인간만으로 구성된 팀이나 컴퓨터만으로 구성된 팀보다는 인간과 컴퓨터의 혼성팀이 가장 나은 성과를 냈다는 말이다.자동화, 기계화 시대에 성공하는 길은 기계와 대립하는 게 아니라 기계와 협력하는 것이다. 컴퓨터는 창의력과 직관력이 부족하다. 사전에 설정되지 않은 영역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공감과 영감을 불러내는 일, 문제 해결과 비판적 사고를 요하는 일 등은 기계가 접근할 수 없는 분야다. 하지만 인간은 컴퓨터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인간만의 창의적인 능력을 선보일 수 있다.자동차가 나타났을 때도로에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자동차의 출현에 세상 사람들 모두가 환영했을까? 물론 대부분은 환영했을 것이다. 하지만 마차를 모는 마부나 인력거꾼의 생각은 달랐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 괴상하고 시끄러운 기계가 자신들의 직업에 어떤 나쁜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하고 걱정했을 수 있다. 불행히도 그 예상은 현실이 됐지만 말이다. 인류는 이제 자동차가 없었던 세상으로 다시 돌아갈 일이 없을 것이다.그러나 자동화와 기계화는 거의 언제나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구글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할 배리언은 “접시 닦는 기계가 손으로 접시 닦는 일을, 세탁기가 손으로 세탁하는 일을, 진공청소기가 손으로 청소하는 일을 대신해 줌으로써 인류가 불행해졌는가? 이런 일자리의 박탈은 언제나 환영받아 왔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노동의 수고를 덜어준 것이다”라며 자동화가 인류 생활사에 미친 의의를 잘 정리해 표현했다.자동화된 기계들은 인간의 일자리를 없애기보다는 일자리의 구조를 바꾼다. 그리고 일자리의 구조를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쪽으로 개편한다. 단순 작업보다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하도록 해 업무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기계가 인간의 단순 노동을 대체하면 인간은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특정 업무를 기계가 대신하면 인간은 새로운 노동 욕망을 만들어 낸다. 이 새로운 욕망은 새로운 산업과 고용을 창출시킨다.인간 영역은 줄어들지 않을 것로봇 기자에게 단순 정보성 기사 업무를 내준 인간 기자는 이제 세상을 보다 섬세히 관찰하며 깊이 있는 기획 기사를 쓰는 데 자신의 노동력을 투자할 수 있다.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인력거꾼은 당장은 실업자가 됐지만 곧 운전기사라는 더 나은 직업이 창출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업가는 ‘창조적 파괴’라는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들이 복잡한 세무와 물류 업무 등을 처리해 기업가의 업무를 상당량 절감해준 덕분이다.첨단 기술이 고차원으로 발전을 거듭해도 인간의 영역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간이 가진 고유의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1997년 이후 딥블루를 뛰어넘는 슈퍼컴퓨터가 숱하게 개발됐지만, 오히려 수학자의 직업적 위상은 점점 더 공고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수학은 기계적인 계산보다 고도의 상상력이 필요한 학문으로, 인간만이 그 깊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앞으로 우리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인간만의 고유한 호기심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야 한다. 그것이 기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 시대에서 도태되지 않는 길일 것이다.기억해주세요첨단 기술이 고차원으로 발전을 거듭해도 인간의 영역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간이 가진 고유의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1997년 이후 딥블루를 뛰어넘는 슈퍼컴퓨터가 숱하게 개발됐지만, 오히려 수학자의 직업적 위상은 점점 더 공고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