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50 씽큐.
LG V50 씽큐.
LG V50 씽큐(V50)가 LG전자 MC사업본부(모바일커뮤니케이션)를 일으킬 기대주로 떠올랐다. V50는 출시전만 해도 폴더블폰의 그늘에 가려졌지만, 출시 이후 듀얼 스크린의 강력한 사용성을 바탕으로 고객 신뢰도와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V50는 지난 10일 출시 후 일주일 만에 1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인 V40 씽큐보다 약 4배 많은 수치다. 최근 3~4년간 LG 스마트폰 신제품에서 볼 수 없던 상황이다.

특히 V50가 현재까지 일 평균 6000~7000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최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보조금을 수십만원 줄였음에도 선전하고 있어서다. V50는 출시 당시 통신사들로부터 한 대당 60만∼80만원의 역대급 판매장려금을 지원받았다. V50의 초기 흥행은 오로지 장려금 효과로, 통신사의 지원이 줄면 고전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조금 대란 이후 V50 판매량이 대폭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호조세가 유지되는 걸 보면 놀라울 뿐"이라며 "V50의 품질을 인정받은 결과로, LG 스마트폰 사업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꼬인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에 있다. 내부 효율화에 초점을 맞춰 적자폭을 줄이는데 주력하는 중이다. 실제 MC사업본부는 올 1분기에 16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내부적인 비용 구조는 개선했다는 평가다. 올 1분기 적자는 지난해 4분기(3220억)보다 1000억원 이상 줄었다. V50가 LG전자의 이런 기조를 잇고 키우는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실 V50가 처음 공개됐을 때만 해도 기대하지 못한 부분이다. 당시 듣도 보도 못한 듀얼 스크린이라는 새 폼팩터에 당황스럽다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폰이 함께 공개된 시점이어서 기술적 한계라는 지적도 나왔다. '경첩폰', '폰더블(폰 두개를 붙여놨다는 의미)'이라는 조롱도 따라왔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기대감이 높았던 폴더블은 주춤한 반면, 무시 당했던 듀얼 스크린은 날아올랐다. 삼성 갤럭시폴드는 화면 보호막 문제와 힌지(접히는 부분) 내에 이물질이 유입되는 결함으로 미국 출시가 연기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듀얼 스크린은 2개의 폰처럼 개별적으로 구동되는 멀티태스킹 기능으로 기대 이상이란 평가를 끌어냈다.

LG 스마트폰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자세도 달라졌다.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등 온라인상에서 사용자들의 악평을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로 배송이 1주일 이상 늦어졌지만, 고객들은 하나같이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존과는 확실히 달라진 반응이다.

V50를 구매한 직장인 A씨는 "V50는 출시전 이미지로 볼때와 직접 경험했을 때 차이가 정말 컸다"며 "디자인, 활용도, 가격 뭐 하나 빠지지 않는다 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구매 배경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V50가 LG 스마트폰의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V50를 통해 LG전자가 지난해부터 강조해 온 사후지원과 높은 완성도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 관계자는 "V50 씽큐 이후에도 고객의 믿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철저한 사후지원과 높은 완성도를 갖춘 제품을 꾸준히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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