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폰카, '멀티 카메라'에서 '광학 줌'으로
두께·부피 줄여 초점거리 확보
삼성전기 '5배 광학 줌' 모듈 양산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될 듯
화웨이 올 초 출시 'P30'에 '광학 줌' 채택
애플 2016년 특허내고 기술 개발 중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초슬림 광학 5배줌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고 양산을 시작했다. 이 모듈은 기존 광학 2배 줌보다 더 낮은 높이로 5배 줌을 구현할 수 있다.
광학 줌은 이미지의 일부를 확대하는 디지털 줌과 달리 선명하고 또렷한 색감이 장점이다. 고사양 디지털 카메라가 광학 줌을 활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다만 구조상 렌즈 유리면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얇은 두께와 콤팩트한 크기를 구현하기 힘들다. 그동안 스마트폰에 채택되기 힘든 기술 중 하나로 꼽힌 배경이다.
과거 삼성전자를 포함한 몇몇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우수한 카메라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고배율 광학 줌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두께와 부피의 한계를 넘지 못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광각·표준·망원 등 여러 대의 카메라를 탑재하는 멀티 카메라가 나온 것도 광학 줌의 한계를 넘지 못해서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방식이 적용된 광학 줌 모듈이 개발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렌즈를 상하(세로)로 쌓는 기존 방식이 아닌 빛을 직각으로 굴절하는 잠망경 방식을 적용하면서 광학 줌 시대가 가까워진 것이다.
삼성전기의 광학 5배 줌 제품의 경우 센서와 렌즈를 세로가 아닌 가로 방향으로 배치하면서 초점거리를 2.5배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두께와 부피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광학 줌을 채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세계 최초는 아니다. 중국 화웨이가 올 초 출시한 프리미엄폰 'P30'에 이 같은 방식의 광학 줌을 가장 먼저 탑재했기 때문이다. 화웨이 P30은 광학 5배 줌을 탑재해 최대 10배 무손실 하이브리드 줌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도 비슷한 기술을 갖고 있다. 애플은 2016년 '폴더블 렌즈'라는 이름으로 특허를 내고 광학 줌을 개발했다. 애플이 특허를 낸 초경량 폴더블 줌 렌즈는 렌즈 내 45도 기울어진 폴딩 거울을 장착해 두께나 부피를 늘리지 않고 물리적인 초점거리를 늘릴 수 있다. 화웨이, 삼성전기의 방식과 동일하게 잠망경 원리를 채용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수 년내 광학 줌이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여러 대의 카메라 대신 1대의 카메라를 사용하니 스마트폰 디자인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모듈 가격 하락에 따른 단가 절감도 가능하다.
카메라업계 관계자는 "광학 줌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상용화된 만큼 스마트폰 카메라 트렌드가 광학 줌으로 옮겨갈 수 있다"며 "빛이 거울을 통해 굴절되기 때문에 화질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단점이 있다. 업체들이 얼마나 화질을 끌어 올렸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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