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前 인보사 오류 숨긴 건 심각"…식약처, 코오롱티슈진 美 실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보사(사진)의 성분이 바뀐 것을 2년 전 인지한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현장조사를 오는 20일께 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의도적으로 성분 오류 사실을 숨겼는지에 대한 조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식약처는 6일 “코오롱티슈진이 2017년 3월에 주요 성분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라는 것을 인지했다는 사실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식약처는 2017년 7월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에 대한 국내 판매허가를 내줬다.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성분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서 4개월 뒤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동안 올초 성분 오류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해왔으나 지난 3일 공시를 통해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임상 시약 생산을 의뢰한 스위스 론자가 실시한 유전학적 계통검사인 STR 검사에서 주요 성분이 신장세포라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식약처는 이번 현장조사에서 코오롱티슈진이 시약 생산을 의뢰했던 중국 우시의 미국 공장과 세포은행보관소인 피셔 등도 방문해 세포가 바뀌게 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인보사 개발 초기부터 문제가 된 신장유래세포가 쓰였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식약처는 코오롱티슈진이 보유한 미국 세포은행보관소에서 세포를 받아 검사 중이다. 신장유래세포의 증식력 등도 검증한다. 코오롱 측은 신장유래세포는 방사선 처리를 해 세포가 증식되지 않는 만큼 종양 등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주요 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근거 자료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오는 14일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시험 결과 등을 종합해 행정 처분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행정처분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조사 결과가 나오면 사후 처리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FDA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중지 조치를 내리고 주요 성분 오류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 잘못된 성분명으로 임상허가를 받은 뒤 이를 정정한 사례가 있어 여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