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믹스'·'와셋'이 대표적…2014∼2018년 연구자 1천317명 참석 적발

31일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철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은 '부실학회 참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조 후보자가 '부실학회'(해외 해적학회)로 꼽히는 '오믹스'(OMICS) 관련 학회에 참석했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되자, 조 후보자는 "바이오마커 관련 지도학생의 발표와 관련 연구동향을 수집하기 위해 참석했고, 유전체학·분자생물학 전문가가 기조강연을 하는 등 참석자와 발표내용이 충실해 당시 통상적인 학회로 인식했다"고 해명하며 학회 참석을 인정한 바 있다.

부실학회는 논문 발표·출판 등 형식만 학회일 뿐 실체는 영리 목적의 단체다.

참가비만 내면 별 다른 심사과정 없이 학회 발표 기회를 주거나 논문을 발간해 준다.

국내에선 오믹스와 함께 '와셋'(WASET)이 이런 사례로 잘 알려졌다.

오믹스는 인도계 학회로, 정상적인 논문 출판 문화를 해치고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과장 광고를 한 혐의로 2016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에 공식 제소된 바 있다.

와셋은 세계의 유명 관광지에서 학회를 여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을 받는 대학·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이를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세금 낭비를 초래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작년 7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당시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전국 238개 대학, 4대 과학기술원, 26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와셋과 오믹스 참가자를 조사해 9월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014∼2018년 총 1천317명의 국내 연구자가 두 학회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회 이상 참가한 연구자도 180명이나 됐다.

기관 수로 치면 40%인 108개 기관에서 소속 연구자들이 두 학회에 참가했다고 답했다.

이 중 대학이 83개, 출연연이 21개였고 4대 과학기술원은 모두 포함됐다.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각각 88명, 82명의 연구자가 이들 학술단체에 참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이스트에서는 43명이,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26명이 참가했다.

과기정통부는 작년 12월 연구자들의 부실학회 참석을 막기 위해 '국가 R&D 제재 가이드라인'을 개정키도 했다.

'고의적·반복적인 부실학회 참가'를 연구 부정행위로 명시토록 한 것이다.

또 부실학회에 참가한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과기원 소속 연구자 398명의 학회 참석 비용 14억5천만원을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조 후보자의 부실학회 참석을 사전에 알지 못한 데 대해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 후보자가 사전에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교육부 등 관련 기관의 조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아 검증에서 걸러낼 수 없었다.

사전에 확인했다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라며 설명했다.
조동호 장관 후보자 낙마 결정타 '부실학회'…돈만 내면 참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