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사이에서 ‘개발자 사교육’이 극성이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쉽고 연봉도 높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문과 출신도 사설 교육업체 활용 열기가 뜨겁다.
문과생들, 컴퓨터학원 '우르르'…개발자 동아리 "줄을 서시오"
온·오프라인 성인 정보기술(IT) 교육업체 패스트캠퍼스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17년 12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육성하는 과정들이 매출을 견인했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과정은 프로그래밍과 데이터사이언스다. 6개월 단기 교육과정이다. 지난해 이 업체에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한 수강생은 1만4947명에 달했다. 데이터사이언스 과정의 연 수강 인원도 6124명을 기록하며 ‘히트’를 쳤다.

박소연 패스트캠퍼스 매니저는 “개발자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IT 교육 수요가 급증했다”며 “최근엔 블록체인 과정도 별도로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사교육 업체에서 높은 성적을 낸 수강생들이 곧바로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도 적잖다. 프로그래밍 교육기관 코드스쿼트의 김정 대표는 “카카오 같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까지 구인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 대신 프로그래밍 동아리를 찾는 대학생도 많다. 대학 연합 프로그래밍 동아리인 ‘멋쟁이 사자처럼(멋사)’이 그런 곳이다. 멋사 회원 중 65%가 프로그래밍과 관련 없는 비전공자다.

멋사 관계자는 “지난해 1100명의 학생이 동아리를 거쳐갔다”며 “지원 경쟁률이 7 대 1에 달했다”고 말했다.

개발자 사교육 열풍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동아리 활동 및 단기교육을 받아도 보조 개발자가 되는 게 고작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초봉은 2000만원대 초반에 불과하다. 억대 연봉을 받는 A급 개발자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기업들은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인력을 원한다”며 “6개월짜리 단기교육을 받은 학원 출신 개발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