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 위성인 천리안 위성 2A호가 지난 26일 낮 12시10분 첫 지구 영상(왼쪽 사진) 촬영에 성공했다. 이 영상은 천리안 위성 1호의 지구 흑백 영상(오른쪽)보다 선명도가 훨씬 높다. 2A호는 발사 17일 만에 3만6000㎞ 높이의 목표 정지궤도에 도달했으며 한 달간 오염물질 제거 작업 후 기상탑재체 경통 커버를 열고 가동에 들어갔다.
기존 15분 → 2분 간격 분석 가능…국지성 집중호우도 최소 2시간 전 조기탐지5일 오전 5시 37분(한국시간)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 우주센터를 박차고 우주로 향한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 2A호는 앞으로 고도 3만6천㎞에 머무르면서 여러 기상 정보를 지구로 전달한다.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천리안 2A호는 약 6개월간 궤도상 시험 과정을 거쳐 내년 7월부터 본격적인 기상 서비스를 제공한다.궤도상 시험은 천리안 2A호가 정지궤도에 안착한 뒤 우주 환경에서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관측한 자료가 원하는 정확도로 산출되는지 등을 점검하는 과정이다.이 위성의 여러 기능과 목적 중 일반 국민의 생활에 와닿을 수 있는 것은 단연 기후변화를 더 일찍, 더 정확하게 포착하는 능력이다.국지성 집중호우를 최소 2시간 전 조기 탐지, 태풍 중심위치 추적 정확도 향상, 구름과 산불연기·황사·화산재 구분 등이 천리안 2A호를 활용한 대국민 기상 서비스 개선의 주요 내용으로 꼽힌다.특히 최근 여름마다 게릴라성으로 나타나는 국지성 집중호우는 분석 간격을 좁혀 조기에 잡아낼 수 있다.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 관계자는 "국지성 집중호우를 탐지하려면 먼저 한반도 주변 대기의 불안정성을 분석한다"며 "가령 하층 온도가 높으면 그 공기가 위로 올라가므로 대기가 불안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이어 "온·습도를 분석해 대기 안정도 지수를 산출하며 그런 과정을 거쳐 구름 중에서 (국지성 집중호우를 유발할 수 있는) 대류운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구름을 탐지해 이동 경로를 추적한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지금도 이런 작업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자주 대기 불안 정도를 분석해야 신뢰성이 높아진다"며 "지금은 15분 간격으로 분석할 수 있는데 천리안 2A호가 있으면 2분 간격으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기상청은 또 비슷한 방식으로 태풍 중심위치를 더욱 자주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태풍 이동 경로 추적도 더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천리안 2A호는 RGB채널을 이용해 적·녹·청 삼원색으로 영상을 내보낼 수 있어 황사도 쉽게 포착할 수 있다.기존 천리안 1호는 흑백 영상만 송출할 수 있어 구름과 산불 연기, 황사, 화산재 등을 구분하기가 어려웠다.국가기상위성센터 관계자는 "이제는 천연색으로 영상을 볼 수 있다"며 "천연색 영상으로 구름이나 황사를 더욱 자세하게 구분할 수 있고 미세먼지의 농도 측정도 더 정확해진다"고 전했다.김종석 기상청장은 "천리안 2A호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위험기상 대비 능력을 높이고 정확한 예보지원과 기후변화 감시 연구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서 긴장 속 발사 모습 지켜봐'모든 게 완벽' 평가…임철호 원장 "우주 향한 3종 세트 완성""위성이 정상적으로 깨어났습니다."5일 새벽 우주를 향해 날아간 천리안 2A호 위성이 호주 동가라(Dongara) 지상국에 첫 신호를 보내오자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진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쳤다.위성을 실은 '아리안-5 ECA'가 이날 오전 5시 37분(한국시각)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을 때까지도 여전히 흐르던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위성운영동 2층 위성종합관제실에 모여 있던 우주과학자들은 서로 안아주거나 격려의 악수를 하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국내 연구진이 독자적으로 설계·운송·조립·시험을 수행한 작품이어서 기쁨은 더한 듯했다.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우주를 향한 올해의 3종 세트가 완성됐다"는 말로 첫 소감을 표현했다.누리호 엔진 시험발사 성공(11월 28일)과 차세대 소형위성 발사 성공(12월 4일)에 이은 성과라는 것이다.임 원장은 "천리안 2A호를 위해 오랫동안 고생한 직원들께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며 "우리 기술로 개발한 첫 정지궤도 위성이란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실무진은 발사 후 2시간 정도 지나 태양전지판 완전 전개(널찍하게 펼치는 것)와 초기 점검까지 마치고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태양전지는 천리안 2A 위성이 우주 공간에서 임무를 하는 데 필수적인 전력을 충전하는 장치다.항우연 측은 발사부터 위성 상태 확인까지 계획대로 진행된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유명종 위성연구본부장은 "정확한 시간에 카운트다운해서 모든 스케줄대로 완벽하게 이어졌다"며 "이번 위성 발사로 우리나라는 정지궤도 위성을 위한 독자 소프트웨어와 고유모델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천리안 위성 2A호는 앞으로 엔진 분사 이후 목표 정지궤도(동경 128.2도)에 진입해 각종 시험을 한다.그 과정은 모두 6개월 정도 걸린다.이후 대한민국 우주 영토를 지키며 최상의 기상 자료 수집을 비롯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연합뉴스
과기정통부·기상청 2011년부터 3천252억원 지원5일 발사된 기상관측 위성 '천리안 2A호'는 순수 국내 기술로 본체의 설계부터 조립, 시험까지 완성한 '토종 정지궤도 위성'이다.적도 상공에서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돌기 때문에 마치 고정된 것처럼 보인다.지난 2010년 쏘아 올린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1호는 프랑스와 공동 개발했다.천리안 2A호 개발은 정지궤도 위성 개발기술의 자립을 위해 시작됐다.정지궤도 위성의 시스템과 본체를 개발하는 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상청 등이 총 3천25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했다.'쌍둥이 위성'인 천리안 2B호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합하면 사업비는 7천200억원에 이른다.천리안 2A호와 2B호를 얻기 위한 '정지궤도복합위성 개발사업'은 지난 2011년 7월 시작됐다.주관 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12년 3월부터 각 부처의 시스템 요구사항 분석을 통해 위성 시스템에 대한 설계를 진행했다.세계 최고 수준의 기상탑재체를 위성에 싣기 위해 미국 해리스사와 탑재체 계약을 맺었다.2014년 2월에는 우주기상 탑재체를 국내 기술로 만들고자 경희대와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이듬해인 2015년 2월에는 아리안스페이스사와 위성의 발사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지난 2016년 4월에는 천리안 2A호의 조립이 시작됐다.이어 올해는 각종 성능 시험이 진행됐다.3월과 5월에는 각각 발사환경 시험과 열진공 시험을 마쳤고 7월에는 전자파 시험까지 완료했다.천리안 2A는 발사를 위해 지난 10월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 우주센터로 운송됐다.발사장에서는 약 50일간 기능시험이 진행됐다.지난주에는 발사 점검을 위한 리허설을 수행했고 하루 전인 4일에는 천리안 2A호를 탑재한 아리안-5 ECA 발사체가 발사대로 이송됐다.천리안 위성은 5일 오전 5시 37분(현지시각 4일 오후 5시 37분) 발사됐다.발사 11시간 23분 전부터 최종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고 4시간 38분 전에는 발사체 추진제 주입이 시작됐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