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와하코기린, 식약처에 항암제 미토마이신 공급중단 통보
"항암 치료는 대체약 있지만 녹내장·라섹 수술선 다른 약 없어"


녹내장과 라섹 수술 시 사용하는 항암제 미토마이신(마이토마이신·Mitomycin)을 독점 공급하는 다국적제약사가 공급중단을 통보했다.

지난해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공급을 중단해 환자의 불편을 자아냈던 '리피오돌' 사태가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쿄와하코기린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미토마이신의 수입 및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토마이신은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있어 공급을 중단하려면 60일 전에 보건당국에 알려야 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3월 중순부터 미토마이신의 공급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피해가 우려되는 건 녹내장, 라섹 수술 등을 앞둔 환자들이다.

미토마이신은 본래 항암제로 허가를 받았으나 의료현장에서는 의사의 책임 아래 녹내장이나 라섹 수술의 보조 약물로 많이 쓰인다.

미토마이신을 사용하면 라섹 수술 후 근시 퇴행이나 각막 혼탁을 억제할 수 있고, 과도한 상처 치유 반응을 막아 녹내장 수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녹내장, 라섹 수술 후 미토마이신의 역할을 대체할 의약품은 없다.

김미진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교수는 "항암 치료에서는 미토마이신을 대체할 의약품이 있지만 녹내장, 라섹 수술 등 안과 분야에서는 대체할 의약품이 없다"면서 "공급이 중단될 경우 녹내장 재수술률이 높아지는 등 환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쿄와하코기린은 미토마이신의 수입 및 공급중단 이유로 제조원이 일본에서 독일로 변경되면서 원가가 상승해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단, 한국쿄와하코기린이 보건복지부에 공식적인 약가 인상을 요구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제조사에서 공급중단을 알려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전후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회사 측에서 약가를 올려달라는 등 구체적인 요구를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만약 미토마이신의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의약품을 공급하는 등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한국쿄와하코기린은 지난 2013년에도 미토마이신의 국내 약가가 원가보다 낮아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며 공급중단을 통보한 적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