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1시30분 강원 영월우체국 옥상. 5㎏ 무게의 우편물을 실은 드론(무인항공기) 한 대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드론은 약 8분간 2.3㎞를 날아 해발 780m 높이에 위치한 별마로천문대에 착륙했다. 드론이 내려앉자 대기하던 직원이 조심스럽게 우편물 상자를 떼어냈다. 국내에서 산간지역 드론 배송이 처음으로 이뤄진 순간이었다.

우정사업본부의 ‘드론 집배원’ 시연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세종시와 전남 고흥에서도 우편물을 매단 드론을 날렸다. 하지만 영월에서의 시연은 의미가 각별하다. 시연이 이뤄진 장소가 최대 1000m에 달하는 산악지대였다는 점,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자율비행으로 우편물을 배송했다는 점 등을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시연에 사용된 드론은 국내 중소기업인 네온테크에서 개발했다. 최대 1시간 가까이 비행하며 20㎏까지 운송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30㎞이며 카메라와 택배화물 보관함, 이착륙 제어장치 등이 들어가 있다.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모바일 단말기를 통해 배송지 주소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중앙 운영서버인 ‘포스트넷(Postnet)’이 이를 인식하고 관제 서버에 전달한다. 드론에 달려 있는 카메라로 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현재는 고정된 중앙 운영관리서버가 없어 서버를 탑재한 차량이 이동하면서 드론을 날리고 있다. 상용화 계획이 확정되면 전국 곳곳에 고정 서버를 구축하겠다는 게 우정사업본부의 설명이다.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2021년까지 드론 집배원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중장기적으로 집배원 2000여 명을 드론으로 대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드론 배송에 주목하는 나라는 한국만이 아니다. 빠른 배송 시간과 비용절감 효과 때문이다. 세계 최초 기록은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인 아마존이 갖고 있다. 2016년 영국에서 배송용 드론 ‘아마존 프라임 에어’를 띄웠다.

영월=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